[사설] 중국·일본인 관광객 유치 계획 있나
입력 2010-05-03 17:48
그간 해외여행을 자제하던 내국인의 출국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여행수지는 19억9000만 달러 적자로 사상 최악이다. 지난해 1분기 여행수지가 5억2000만 달러 흑자였기에 마이너스 폭은 25억 달러 이상이다.
해외여행이 지나치게 늘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지만 내용을 잘 살펴보면 원인과 처방은 다른 데서 찾아야 한다. 여행수지는 1989년 해외여행자유화 이래 1997년 외환위기 직후의 2∼3년과 최근 금융위기로 인한 1년여를 제외하면 만성적인 적자구조다.
지난해 해외관광객은 949만4000명으로, 2007년 1332만5000명은 물론 2008년 1199만6000명에 비해 크게 줄었다. 해외관광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하는 과정에서 여행수지 악화가 동반되고 있다. 올 1분기 해외관광은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31.2% 늘었고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 여행수지 적자규모는 1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해외여행은 비용 측면에서 국민경제의 부담인 것은 분명하지만 비즈니스 목적은 물론이고 단순 관광, 유학·연수 등의 경우에도 경제외적인 플러스 효과가 적지 않다. 견문을 넓히고 세계의 흐름을 몸소 체험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총체적인 국가경쟁력으로 환원될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해외관광객의 증가보다 방한외래관광객 유치라는 이른바 인바운드(inbound) 시장의 활성화 여부다. 외래관광객은 지난해 781만7000명으로 최근 5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국민해외관광객수에 크게 못 미친다. 2008년 기준으로 한국의 외래관광객 유치 실적은 세계 35위에 불과하고 관광수입 측면에서도 30위에 그쳤다.
외래관광객의 50% 가까이를 점하고 있는 중국인·일본인 관광객을 적극 끌어들여야 한다. 4월 말과 5월 초로 이어지는 일본의 골든위크와 중국의 노동절연휴가 현재 한창 진행 중이지만 이들을 유치하려는 대응, 이른바 타기팅 전략이 무엇이었는지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처방이 동반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