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으로 봄나들이 가보세… 목련 등 1만2000여종 꽃과 나무들 손짓
입력 2010-05-03 21:42
희귀식물의 보고로 알려진 충남 태안군 소원면 천리포수목원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목원 개방 이후 입장객이 1년2개월 만에 2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3일 천리포수목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1일 수목원이 일반인에 개방된 이후 지난달 말까지 입장객은 모두 18만3728명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수목원을 찾은 입장객만 해도 2만7196명에 달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수목원으로 1970년 문을 연 천리포수목원은 개장 이후 지난해 2월말까지 40년 가까이 회원들에게만 개방됐다.
요즘 수목원을 찾으면 ‘목련원’과 ‘밀러원’ 등 곳곳에 만개한 400여종의 목련뿐 아니라 진달래과 식물로 수국처럼 둥글게 꽃이 피는 만병초, 포도송이처럼 꽃이 피는 무스카리, 각종 수선화의 화려한 자태를 감상할 수 있다고 수목원 관계자는 전했다.
수목원은 지난달 초 바다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애우 전망데크를 설치하고 밀러가든 입구에 70면 규모의 주차장을 새로 마련하는 한편, 작년 12월 개설한 목련원내 ‘밀러의 사색길’(연장 450m)을 일반에 전면 개방했다.
수목원 관계자는 “추운 날씨 탓에 이른 봄까지는 입장객이 뜸했지만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주말에 평균 500명 이상이 수목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 60여개국에서 들여온 식물이 자라고 있는 천리포 수목원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450여종의 목련과 400여종의 호랑가시나무 등 모두 1만2000여종의 나무와 꽃이 식재돼 있으며 이중 우리나라 식물 가짓수만도 4500여종에 달한다. 2000년 국제수목학회가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계의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인정했다.
천리포 수목원 건립자는 미국인 칼 밀러(Miller)씨이다. 한국 이름은 민병갈씨.
24세에 미군 장교로 한국 땅을 밟았다가 수려한 산천에 반해 이 땅에 뿌리를 내리고 2002년까지 57년 동안 살았다.
1962년 한국은행 동료를 따라 만리포해수욕장에 왔다가 딸 혼수비용을 걱정하는 노인을 돕는 셈치고 사들인 1만9834㎡(6000평)의 땅이 씨앗이 돼 59만㎡(18만평)의 거대한 수목원이 탄생했다.
태안=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