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접격지 단둥 표정…호텔들 최고수준 경비체제 가동
입력 2010-05-03 00:33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방중 임박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지역인 단둥(丹東)의 호텔들은 2일 최고 수준의 경비체제가 가동됐다. 김 위원장을 영접할 랴오닝(遼寧) 성장 등 성 지도부도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압록강 철교가 내려다보이는 중롄(中聯)호텔 투숙객들에 대해 2일 오전 전원 퇴실조치가 이뤄졌다”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말했다. 중롄호텔은 김 위원장 방중시 탑승할 특급열차가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압록강 철교를 내려다 볼 수 있어 과거에도 김 위원장 방중 1~2일 전에는 보안을 이유로 투숙객들을 철수시켰다. 중롄호텔에는 수십명의 경찰이 배치돼 투숙객들을 내 보냈으며, 당분간 예약도 받지 않고 있다고 호텔관계자는 밝혔다. 단둥 역사와 붙어 있어 역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단티에(丹鐵)호텔도 이날 출입이 봉쇄돼 직원들조차 출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공안당국은 이들 호텔에 3일까지 일체 투숙객을 받지 말도록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천정가오(陳政高) 랴오닝 성장과 부성장급을 포함한 성 지도부 5~6명이 이날 오후 3시쯤 단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급박해졌다. 이들은 단둥의 지도부 전용 호텔을 거쳐 오후 5시쯤 단둥 역사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할 때 랴오닝성 지도부가 직접 그를 영접해온 관례로 볼 때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김 위원장 방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방중 시 특별열차가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단둥역사 등 주요 지역은 경비가 대폭 강화되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특히 단둥 역 광장에는 곳곳에 경찰병력이 배치되고 검문검색이 강화되는 등 경비가 삼엄해지고 있다. 압록강 철교 주변에도 경찰과 군인 등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또 단둥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가 불통되는 사례도 있어 통신보안이 이뤄지는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 무역상 등과 접촉해온 단둥 주민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의 방중이 임박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단둥의 한 소식통은 “평소와 달리 특별한 조치들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여러 가지 상황으로 미뤄 김 위원장 방중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