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환자 중 64% ‘수면 유지 장애’
입력 2010-05-02 17:36
한국인이 가장 흔히 경험하는 불면증은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 유지 장애’이며 전체 불면증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이 같은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수면역학센터 홍승철 교수팀은 2008년 미국 스탠퍼드대 오하이온 교수팀과 함께 15세 이상 한국인 2537명을 대상으로 불면증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12%(304명)가 불면증을 앓고 있었으며 이 중 64%(195명)는 ‘수면 유지 장애’에 해당됐다고 2일 밝혔다. 반면 처음부터 잠들기 어려운 ‘입면 장애’는 전체의 19%(58명)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수면 장애 관련 국내 첫 전국 규모 역학 조사다.
홍 교수는 “불면증이라고 하면 보통 쉽게 잠들지 못하는 증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가장 빈번한 유형은 잠든 후 여러차례 깨는 수면 유지 장애”라면서 “이를 불면증이라 생각지 못해 병원 치료를 안 받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특히 수면 유지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 ‘감정의 기복’이 더 심하게 나타나며 낮에 졸린 증상도 처음에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보다 2배 이상 높다”고 덧붙였다.
연령별로는 불면증 있는 55∼64세 장년층의 11.9%, 25∼34세 젊은층의 9.7%가 각각 수면 유지 장애로 진단됐다. 장년층 이상은 관절염, 심장병 등에 따른 여러 통증 때문에 깊게 잠들지 못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젊은층의 경우는 취업시장 불안으로 인한 경쟁 심화와 불규칙한 수면 습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수면 장애가 지속될 경우 피로 누적,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되는 만큼 의료진과 상담을 거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 양질의 수면을 위해선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실내 온도는 16∼24도 정도가 적당하다. 잠자기 직전 너무 많은 음식을 먹는 등 소화에 부담을 주는 것도 피하는 것이 좋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