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유학 거품 꺼지나… 강남 초·중 유학생 수 4년 연속 감소세
입력 2010-05-02 19:01
조기 해외유학을 떠나는 서울 강남지역(강남·서초구)의 초·중학생 수가 4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강남은 2000년대 초·중반 일었던 ‘조기 유학 열풍’의 진원지였다. 조기 유학을 둘러싼 거품이 꺼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교육개발원과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집계된 ‘1995∼2009년 초·중·고 조기 유학생 수’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의 초·중학교 유학생은 2006년 2517명에서 지난해 1614명으로 크게 줄었다. 특히 중학생의 감소세가 뚜렷했다. 강남 지역 초등학생 중 유학생이 차지한 비율은 2006년 2.2%, 2007년 2.1%, 2008년 2.5%, 2009년 2.1%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중학생은 3.2%, 3.2%, 2.8%, 1.5%로 감소했다.
강동지역(송파·강동구)의 초·중학교 해외 유학생 역시 2006년 1186명에서 2007년 922명으로 감소한 뒤 2008년 856명으로 줄었다.
고등학생을 포함한 전국 조기 유학생 수도 하락세를 보였다. 전국 조기 유학생은 1999년 1839명에서 꾸준히 증가했으나 2006년 2만9511명을 정점으로 2007년 2만7668명, 2008년 2만7349명으로 2년 연속 감소했다.
교육 관련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성천 부소장은 “조기 유학생 수가 줄고 있는 것은 경기침체의 영향도 있겠지만 조기 유학이 명문대 입학을 보장한다는 식의 잘못된 환상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특목고나 대학 입시에서 토플, 토익 등 고난도 영어성적은 전형 요소에서 배제되는 추세인 만큼 조기 유학을 떠나는 학생 수는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