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입원율 美의 20배

입력 2010-05-02 18:25


우리나라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로 다치는 비율이 미국보다 20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통사고 예방 대책을 세울 때 어린이 보행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이화여대 의대 박혜숙 교수팀에 의뢰한 ‘아동·청소년 손상예방을 위한 안전지표 개발’ 연구 결과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률(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은 2007년 기준 1.8명이고, 입원율은 2005년 기준 187명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어린이의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률이 1.0명, 입원율이 8명인 미국과 비교했을 때 사망률은 2배, 입원율은 20배나 높은 셈이다.

2007년 기준 우리나라 어린이의 3대 사고사 원인은 교통사고(42.7%), 익사(20.0%), 타살(8.7%) 순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교통사고(39.6%), 익사(14.9%), 타살(9.7%) 순과 비슷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보행자 교통사고 사망률과 입원율이 특히 높은 점을 감안했을 때 아동의 보행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한 교통사고 예방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리나라 아동 안전사고 사망률은 2005년 기준 8.7명으로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13.6명), 미국(9.2명)에 이어 높았다.

OECD 국가들은 도시지역 속도제한, 불꽃놀이 제품 아동 판매 금지 등 11개 분야에서 어린이 안전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전거 헬멧, 아동용 안전벨트 등 7개 부문에서만 관련 기준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올해 안에 교통사고, 추락, 익사 등 아동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주요 영역에 대한 아동안전지표를 마련하기로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