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라운지] 엑스포 덕분에… 양안도 훈풍
입력 2010-05-02 19:36
상하이엑스포가 중국과 대만 간 양안(兩岸) 관계에도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 중국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국가관 중 하나가 대만관이라고 중국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 등은 대만이 40년 만에 엑스포 무대에 돌아왔고, 그 장소가 중국 본토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양안 관계가 크게 진전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대만이 엑스포에 참가한 것은 1970년 일본 오사카 이후 처음이다. 중국 압력으로 대만이 국가 명의로 참석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하이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5월 대만 측에 대만세계무역센터 명의로 상하이엑스포에 참가해줄 것을 요청했고, 대만이 이를 흔쾌히 수락해 성사됐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9일 저녁 개막식 참석을 위해 상하이를 찾은 롄잔(連戰), 우보슝(吳伯雄)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과 쑹추의(宋楚瑜) 친민당 주석 등 대만 정치지도자들과 만났다. 후 주석은 “지금은 중화민족이 대부흥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양안의 중국인들이 적대적인 역사를 끝내고 새로운 평화시대를 여는 것은 물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함께 완성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롄잔 명예주석은 “대만이 엑스포에 참가한 것은 양안 간 평화를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고 화답했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왕이(王毅) 주임은 “대만동포들을 환영한다”고 반겼다. 이를 반영하듯 상하이를 찾은 많은 대만인이 중국관을 찾았다.
양안 간 엑스포 협력도 적지 않았다. 엑스포의 마스코트 하이바오(海寶)는 대만의 우융젠(巫永堅)이 설계한 작품이다. 대만의 유명 가수 우스카이(伍思凱)는 엑스포 주제가를 작곡했고, 양안의 예술가들은 ‘도시의 창’이라는 주제 공연을 공동 창작하기도 했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대만·홍콩·마카오 연구소 옌안린(嚴安林) 소장은 “양안 간 평화 발전에 따라 점차 많은 대륙 민중이 대만을 이해하고 싶어한다”면서 “이번 상하이엑스포는 양안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