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증권 발행액 사상 최대 10조 육박
입력 2010-05-02 18:40
지난 3월 한국은행의 통화안정증권 순발행액이 10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안증권은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한은이 발행 또는 회수하는 채권으로 순발행액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시중에 유동성이 과잉 공급돼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의 호조와 맞물려 기준금리 조기 인상의 불가피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일 한은에 따르면 3월 중 통안증권 순발행액은 9조67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을 제외하고 하반기 내내 통안증권을 순상환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3개월 연속 순발행하고 있다.
발행물량도 급증추세다. 지난 1월 1조5000억원이던 통안증권 순발행액은 2월 1조7100억원, 3월에는 전달보다 5배 넘게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오래 유지되면서 유동성이 매우 풍부해져 초과분을 흡수하지 않으면 기준금리가 유명무실해지기 때문에 통안증권 발행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시중 유동성이 과잉되는 것은 기업의 투자부진으로 시중 자금이 넘쳐나고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 급증과 경상수지 흑자로 외부에서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무작정 통안증권 발행을 늘리기보다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증권 최석원 채권분석파트장은 “통안증권에만 의존해 초과 유동성을 흡수하기에는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지급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상 마이너스 정책금리로 채권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며 “때를 놓쳐 허둥지둥 금리를 올리는 것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올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