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지상 전력설비, 도시경관과 어울리게 개선”… 한전, 엉킨 전선·변압기 등 연말까지 정비
입력 2010-05-02 18:51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라.’
한국전력공사가 도시 경관을 되살리기 위한 대대적인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전은 2일 “지난해부터 도로변 등에 위치한 지상 전력설비에 대해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연말까지 모두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전이 정비 중인 주요 전력설비는 도심 상가나 이면도로 등에 설치된 변압기 등 지상 기기다. 정비 대상은 전체 7만7934개 가운데 3만8456개로 지난달 말 현재 대상 기기 가운데 73%(2만8038개)가량 정비를 마쳤다.
한전 측은 지상 변압기에 지방자치단체가 요청한 각종 캠페인 문구 등이 도안된 시트지를 부착하거나 페인트칠을 새로 하는 등 외관 디자인을 대폭 교체했다.
한전은 도심 상가 등 건물 사이에 설치된 전봇대 간 거미줄처럼 엉킨 전선 및 통신선에 대한 정비사업도 병행 중이다. 지난달 중순 춘천에서는 한 통신업체가 도심 주택가에서 인터넷선을 무단으로 설치하다가 전봇대가 쓰러지는 바람에 아파트와 주택 등 250여 가구에 전기공급이 끊기고, 차량 9대가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시공 업체들의 과당경쟁으로 전신주에 통신케이블을 설치할 때 규정을 지키지 않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시민 안전과 도시 미관을 위한 ‘배전공가’ 정비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전공가란 통신 및 방송업체들이 전신주나 배전관로 등의 한전 배전망을 임대해 사용하는 통신선을 말하는데 전주 1개당 12회선 이내로 설치를 제한하고 있다. 한전 측은 전신주 1개당 평균 13회선에서 평균 7회선 이내로 정비할 계획이다. 한전 관계자는 “도심 전력설비 정비에 대한 지자체와 시민의 호응도가 높다”면서 “지속적인 정비사업으로 걷고 싶은 도시와 거리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