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이 쳐다보고 대사 길어 진땀 뺐어요” 김용택 시인 영화 ‘시’ 출연 소감
입력 2010-05-02 19:28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다 날 쳐다보고 있어서 얼어버렸죠. 이창동 감독과 모르는 사이 같으면 활달하게 할 수 있겠는데….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진땀을 뺐죠.”
‘섬진강 시인’ 김용택(62)씨가 2일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주인공인 60대의 ‘양미자’(윤정희 분)가 듣는 문학 강좌에 ‘김용탁’이라는 시인으로 나와 시에 대해 강연하는 장면에 등장한다. 그는 “오래전부터 알던 이창동 감독이 어느 날 자신의 강연 장면을 찍어가더니 시나리오를 보내왔다”고 말했다. “처음엔 시나리오를 보고 조언해 달라는 건 줄 알았는데 ‘은막에 한번 데뷔해보는 건 어떠세요?’ 해서 깜짝 놀랐어요. 영화를 망칠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굉장히 생각 깊고 배려 있는 사람이라 생각을 많이 했을 거다 싶었어요. 시나리오가 완벽해서 욕심이 생겼죠.”
그는 “이창동 감독은 평소 하는 것처럼 하라고 했지만, 강연이라 대사가 길어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씨는 “내가 나온다 생각하니 초반에는 부끄럽고 떨려서 잘 못 보다가 나중에는 양미자에 빠져들면서 봤다”면서 “이창동 감독의 인격과 예술성이 잘 녹아있는 섬세한 영화”라고 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