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나와 믿음의 조상 만나보자… 가정의 달 5월 맞아 전시회 풍성
입력 2010-05-02 17:54
가족 공동체의 사랑이 깊어지는 가정의 달이다. 행복은 자녀들과 함께 살을 맞대는 시간만큼 쌓인다. 신앙의 명가는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믿음의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자녀의 손을 잡고 가까운 선교문화 유적지를 찾아보자. 기독교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함께 관람하는 것도 좋다. 신앙 선조들의 손때 묻은 유품이나 기록들을 살피다 보면 어느새 신심이 깊어진다.
숭실대 한국기독교박물관은 한경직(1902∼2000) 목사 10주기를 맞아 ‘주님의 작은 종, 한경직 목사의 이웃사랑·나라사랑’을 주제로 유품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서울 저동 영락교회, (사)한경직목사기념사업회와 공동으로 오는 20일까지 진행된다.
고(故) 한 목사는 20세기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목회자이자 교육자, 사회운동가다. 민족 복음화뿐만 아니라 서울 대광 중·고등학교 등을 세우고 각종 구호·복지시설 설립 등에 헌신했다. 특히 한 목사는 신사참배 거부로 1938년 폐교된 숭실대를 54년 서울에 재건했다.
이 대학의 초대 학장과 제5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본인의 이름으로 된 집 한 채, 통장 하나 소유하지 않은 나눔의 삶을 살았다. 이 같은 공로로 92년 4월 29일 ‘종교계의 노벨상’이라는 템플턴상을 수상했다.
이번 전시는 기독교 교육과 목회의 시작, 애국애족활동, 나눔과 섬김의 활동을 테마로, 한 목사가 사용했던 성경, 친필 기도문, 설교 노트 등 주요 유품 100여점을 선보인다(02-820-0821).
연세대박물관은 학교 창립 및 기독교 선교 125주년을 기념해 6∼31일 ‘기독교 선교와 연세’ 기획 전시를 마련한다. 선교의 역사, 선교사들의 활약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독교 선교가 인정되지 않던 개항 초기 선교사들은 의료와 교육 사업을 통해 복음을 전했다. 1885년 내한한 미국 선교사 H G 언더우드(1859∼1916)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정동장로교회(현재 새문안교회) 등 교회 설립을 적극 추진하기도 했던 그는 조선 최초의 서양의학기관 제중원(濟衆院)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1915년 조선기독교대학(연세대 전신)을 건립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언더우드가 번역을 주도한 성서와 한글로 창간된 ‘그리스도신문’의 원본, 그의 아들 H H 언더우드가 개작한 찬송가집 등 그동안 쉽게 볼 수 없었던 언더우드 일가의 유품을 만날 수 있다. 또 명성황후가 언더우드 부인 호튼 여사에게 하사한 순금 팔찌와 호박 장식 청동 손거울, 고종이 언더우드에게 하사한 부채 등이 처음 공개된다(02-2123-3341).
세오갤러리는 오는 13일∼6월 30일 지난해에 이어 특별기획 환경전 ‘씨앗저장소’를 개최한다. 씨앗저장소는 생명의 원천이자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내포한 씨앗들의 숨쉬는 공간이다.
김춘희 박현진 신수진 정찬부 작가가 함께한다. 김춘희는 누에고치로 설치 작업을 하고, 신수진은 판화적 기법으로 유기적인 자연의 이미지와 공간 이미지를 생성해낸다. 정찬부는 플라스틱 빨대를 연결시켜 자연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박현진은 전선을 이용해 자연을 형상화한 조명을 만든다.
서자현 세오갤러리 대표는 “자연, 환경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이지만 인간은 이를 지속적으로 파괴하고 있다”며 “작가들은 인간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의 관계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다(02-583-5612).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