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아이 ‘성장판’부터 살펴라
입력 2010-05-02 17:39
야외활동이 많은 요즘,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은 잠깐 사이 넘어지고 다치기 일쑤다. 특히 빠른 속도의 킥보드나 인라인 스케이트 등은 뜻밖의 안전사고로 이어져 성장판과 코뼈를 다칠 위험성이 높다. 성장판이 손상되면 자라면서 팔·다리가 짧아지거나 휘게 되는 후유증을 겪을 수 있고, 코뼈가 부러지면 치료 후에도 비중격만곡증에 의한 만성 비염, 축농증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성장판은 아이들이 쉽게 다치는 손목 주위와 팔꿈치, 무릎, 발목, 척추 등의 뼈 끝부분에서 뼈의 성장을 담당하는 연골 조직이다.
문제는 이 성장판이 외부 충격에 약하고, 부상 당시에는 이를 잘 알 수 없다는 점. 외상 후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뒤늦게 이상 증상이 나타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중앙대병원 정형외과 정호중 교수는 “성장판을 다치면 일단 골절 부위 뼈를 붙이는 치료를 받아도 다친 성장판 부위에서 뼈가 성장을 멈추는 경우가 있다”며 “이 때문에 사고 1∼2년 뒤 전체적으로 뼈 길이가 짧아져 부상을 입지 않은 다른 쪽 팔·다리의 길이와 차이가 나거나, 비정상적으로 휘는 ‘각변형’을 겪을 수도 있으므로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성장기 아이들이 속도 빠른 기구를 갖고 놀 때는 팔꿈치, 팔목, 무릎 등 성장판 손상 위험이 높은 부위를 반드시 안전장비로 보호토록 해 뜻밖의 사고 시 충격을 최소화시켜줘야 한다.
한편 코뼈가 부러졌을 때는 치료 시 콧대가 비뚤어지거나 콧구멍이 좁아지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이상덕 원장은 “자칫 적절한 치료를 소홀히 할 경우 비중격만곡증을 합병, 만성 비염과 이로 인한 축농증으로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고, 잦은 두통에 시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