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깜짝실적… 4대 금융지주도 웃었다

입력 2010-04-30 18:28


4대 금융지주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기업 구조조정으로 분기마다 수천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면서 간신히 적자를 모면했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올해 1분기 572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지난해 4분기보다 3110.6%, 전년 대비로 140.29% 증가한 수치다. 충당금 전입액이 큰 폭으로 감소한 데다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보다 0.21% 포인트 확대돼 이자 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최대 계열사인 국민은행은 520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총자산 규모에서 KB금융지주에 뒤처졌으나 순이익은 소폭 앞질렀다. 우리지주의 당기순이익은 5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3.7% 급증했다. 분기순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2007년 3분기 이후 18개월 만이다.

지난 29일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지주는 1분기 당기순이익이 7790억원으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분기의 7913억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룹의 순이자마진은 3.48%로 전분기 대비 0.14% 포인트 증가했다.

하나금융지주는 3238억원의 당기순이익과 함께 지난 3월 하나다올신탁 등 자회사를 편입하면서 자산 규모를 지난해 말보다 23조원 더 늘렸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의 이자와 수수료 수익을 합친 핵심 이익은 9000억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금융지주사뿐 아니라 은행들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기업은행은 전년 동기보다 7배가량 급증한 37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고,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건설과 조선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연체율 상승 우려가 있으나 앞으로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들의 실적은 꾸준히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