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추가 투자로 사상최대 실적 쭉∼”

입력 2010-04-30 18:28


삼성전자가 시설 투자를 대폭 늘린다.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인 4조4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데다 세계 경기회복으로 반도체 시황이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IR팀장인 이명진 상무는 30일 실적 발표 직후 열린 설명회에서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상당히 늘릴 예정”이라며 “투자 확대는 메모리와 반도체, LCD패널 등 모든 부문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확대 폭은 밝히지 않았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전에는 추가 투자 규모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당초 시설투자 규모는 반도체 5조5000억원, LCD 3조원 수준이지만 1분기 실적과 긍정적인 시장 전망에 따라 대규모 추가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1분기에 매출 34조6400억원, 영업이익 4조4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로 자체 전망치인 4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선 무려 643%나 늘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12% 줄었다.

통상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최대 실적을 올린 것은 부품과 세트 분야에서 고른 성적이 나왔고 불황기 시장지배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의 힘이 컸다. 반도체 부문 매출은 8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늘었다. 영업이익은 무려 1조9600억원으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44.4%를 차지했다. 또 반도체 부문이 지난 한 해 동안 벌어들인 2조600억원과도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2분기엔 PC와 스마트폰, 디지털TV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라 전반적인 반도체 수요는 1분기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고무적이다. 삼성전자는 40나노급 4기가비트(Gb) DDR3 D램을 기반으로 한 고용량 제품군을 확대하고 20나노급 낸드플래시 양산을 본격화하는 등 경쟁력 우위를 유지할 방침이다.

휴대전화가 포함된 통신 부문도 매출 9조1800억원에 영업이익 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12%인 점이 눈에 띈다. 노키아의 12.1%와 비슷한 수준으로 LG전자와 소니에릭슨 등 경쟁업체들이 1%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점에 비춰 매우 높다. 1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도 사상 최대 수준인 22%선으로 추정된다. TV판매도 지난해 1분기보다 47% 증가, 역대 1분기 최고 기록인 84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