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천안함 희생자 위로”… 한·중 정상회담

입력 2010-04-30 21:47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상하이(上海) 세계 엑스포 개막식이 열리는 상하이 영빈관에서 만나 천안함 침몰 사고 문제를 논의했다.

후 주석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이 자리를 빌려 천안함 침몰 사고 희생자와 그 가족들에게 위로와 위문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주석이 천안함 사고에 대해 공식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후 주석의 위로에 “5000만 한국 국민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위로의 뜻을 한국 국민과 유가족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배석한 이동관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아주 신중하게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의 ‘비접촉 외부폭발 추정’이라는 1차 조사결과를 설명했다. 이어 “(최종)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중국 측에 사전에 알리겠다”며 중국 정부의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 후 주석은 한국 정부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는 것에 대해 평가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후 주석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두 정상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현재 진행 중인 산·관·학 공동연구를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하고, 착실히 추진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후 주석은 “미래를 감안해 FTA를 가속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절차를 촉진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중국은 원래 FTA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중 FTA는 입구에 들어서기는 쉽지만 출구를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두 정상은 또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양국 관계가 순조롭게 발전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2012년 교역 20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기업은 물론 정부 간에도 긴밀히 협력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역대 엑스포 전시관 중 최대 규모인 한국관 개관식에 참석하고 현지 동포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이날 오후 전용기편으로 귀국한다.

상하이=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