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다… ‘앱 노다지’ 창업-개발 붐
입력 2010-04-30 18:22
도시행정학을 전공하는 대학 4학년생 이민석(27)씨. 그는 일반 직장인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장터인 T스토어에 올린 ‘지하철 알리미’ 덕분이다. 이 앱은 지하철 도착역을 설정해두면 도착역 즈음해서 알람이 울려 깜빡 잠이 들더라도 내릴 지하철역을 놓치지 않게 깨워준다.
그는 “프리랜서 일을 했었는데 학부 시험기간도 겹치고 해서 잠이 부족해 내릴 역을 놓칠 때가 많았다”며 “위치정보와 휴대전화 알람기능을 결합해 이 앱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9월 1일 등록 후 8개월 만에 2만4000건이 다운로드돼 약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직원 9명의 작은 회사 인투모스는 상품 증강현실(눈에 보이는 정보와 보이지 않는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결합해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켜주는 기술) 앱 ‘쿠루쿠루’를 개발했다. 이 앱이 탑재된 스마트폰 카메라로 상품을 찍으면 제품 정보와 사용자 리뷰, 온라인 최저가 등의 정보가 뜬다. 와인 바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와인 정보가 뜨는 식이다. 이 회사 김용민 대표는 “구글이 음성검색을 한다면 우리는 카메라로 검색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라며 “기업 유료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회사를 운영하는 데 충분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앱 개발은 21세기의 금광이다. 무선인터넷, 스마트폰 보급 확대와 함께 앱 시장이 성장하면서 누구라도 앱 개발에 참여해 수익을 올릴 길이 열렸다.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이 18만5000개에 달하지만 국내는 아직 초기인데다 앱 시장이 연간 470%씩 성장할 것이란 전망 등이 합쳐지면서 소규모 업체는 물론 개인들까지 대박을 꿈꾸며 뛰어들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휴대전화 콘텐츠 시장이 폐쇄적이고 이동통신사가 거의 독식하는 구조였지만 지금은 앱 개발자와 운영자 수익배분 비율이 7대 3으로 개발자 수익이 늘어난 것도 앱 개발 붐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현재 인기 있는 앱 순위를 보면 상당수는 게임이거나 스마트폰용 메신저처럼 기존 PC기능을 이식시킨 것들이다. 이런 앱은 개인이나 소규모 개발자로선 다소 접근하기 힘든 아이템. 그러나 아이디어만 있다면 기술적인 부분은 어렵지 않다고 개발자들은 입을 모은다.
IT솔루션 개발업체 엔츠가 개발한 ‘인연 만들기’는 스마트폰에 장착된 위성항법장치(GPS)를 이용, 가까운 곳에 있는 상대와 채팅이 가능하도록 해준다. 지하철 알리미나 쿠루쿠루도 이동하는 현장에서 생기는 일에 대해 즉시 해결책을 주는 앱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이동’과 ‘실시간’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가능해졌다”며 “이런 변화는 과거 콘텐츠로서 가치 없던 무료 정보를 결합시켜 가치를 지닌 유료 콘텐츠로 만들 수 있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대박 가능성도 열려 있지만 많은 앱은 빛도 못 보고 사라진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은 이와 관련, 2012년까지 앱 개발 1인 기업 1만개를 육성하겠다고 30일 발표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