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 남한강 일대 서식 최초 확인

입력 2010-04-30 18:24

환경운동연합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천연기념물 수리부엉이(사진)가 4대강 사업 구간인 남한강 강변에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4대강저지 범국민대책위원회 활동가들은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부처울 습지’에서 몸길이 73㎝의 어미 수리부엉이와 몸길이 60㎝의 새끼 수리부엉이 두 마리를 발견했다. 인근 모래톱에서는 수리부엉이가 먹다 남긴 먹이 흔적도 확인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 환경영향평가에는 수리부엉이 서식 사실이 누락됐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사업이 진행되면서 수리부엉이 서식지는 단양쑥부쟁이, 꾸구리, 표범장지뱀 서식지처럼 사리질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꿩 등 조류와 작은 포유류, 양서류, 파충류를 잡아먹고 사는 수리부엉이는 부처울 습지처럼 생물 종 다양성이 뛰어난 곳이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다.

수리부엉이는 몸길이 최대 75㎝, 날개길이 최대 2m로 올빼미과 중에서 가장 큰 맹금류다. 주로 밤에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해 ‘밤의 제왕’으로 불린다. 2∼7월 번식하며 한 번에 알 1∼2개를 낳는다. 평균 수명은 약 20년이다. 각종 개발 사업으로 개체수가 줄어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고 98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됐다.

환경운동연합은 “수리부엉이 외에도 단양쑥부쟁이, 흰수마자, 얼룩새코미꾸리, 묵납자루, 미호종개, 흰목물떼새, 재두루미, 남생이, 수달, 귀이빨대칭이, 표범장지뱀, 꾸구리가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따라 멸종 위험이 가중될 처지”라고 밝혔다.

임항 환경전문기자 hngl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