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단일화 시너지’ 나경원, 오세훈 넘을까

입력 2010-04-30 22:26


근소한 차이로 원희룡 이겨…與 서울시장 경선 판도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한 원희룡 나경원 의원이 30일 나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했다. 경선 3일 전에 이뤄진 단일화 바람이 ‘오세훈 대세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다.

두 의원은 이날 오후 7시 당사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단일화 결과를 발표했다. 2개의 여론조사 기관이 책임 당원(1000명)과 한나라당 지지자라고 밝힌 서울시민(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를 50대 50 비율로 합산했다. 당원에선 원 의원이, 시민에선 나 의원이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단일화를 중재해온 정태근 의원은 나 의원이 ‘정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고 했다. 나 의원은 “원 의원과 저는 대학교 1학년 1반 친구로, 그 오랜 인연과 원 의원의 대승적 양보가 (단일화를) 이뤄낸 것이라 생각한다”며 “원희룡의 뚝심과 나경원의 세심으로 경선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원 의원도 “1 더하기 1이 2가 되는 단순한 산수가 아니라, 1 더하기 1이 감동의 폭발을 가져오는 새로운 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당초 합의대로 원 의원은 나 의원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다.

◇대세론 깨질까=두 의원은 그간 오세훈 필패론을 부각시켜왔다. 단일화 직후 나 의원의 일성도 “허망한 대세론은 안 된다. 한나라당은 변화하는 새 인물로 승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본선에서 정권심판론에 시정심판론까지 더해지면, 구도상 싸움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나 의원 측 이두아 의원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오 시장이 민주당 한명숙 전 총리와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져 이대로 가면 진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오세훈 대세론은 이미 꺾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 의원 측은 현재 서울 48개 당협위원장 중 20여명이 단일화에 대해 적극적 또는 소극적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강조한다. 당 일각에서는 정두언 정태근 의원 등이 후보 단일화에 적극 나섰던 점을 들어 서울에서 영향력이 큰 친이 주류 세력이 나 의원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반면 당협위원장들이 과연 경선을 며칠 앞두고 움직일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한 의원은 “단일화로 약간의 변동은 있겠지만 대세가 꺾이기야 하겠느냐”며 “오 시장을 밀던 당협위원장이 나 의원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 시너지는 있을까=경선까지의 시간이 촉박해 원 의원 지지층이 나 의원에게 완전 흡수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그래서 경선 흥행은 될 수 있지만,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의 한 중진 의원은 “원 의원을 지지하는 진보 성향의 표가 나 의원이 아니라 오 시장에게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표가 아쉬운 나 의원 입장에서는 김충환 의원이 완주 의사를 밝힌 것도 부담되는 대목이다. 김 의원은 “특정 후보와 연대할 생각이 없다. 끝까지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