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이동국 ‘허정무호’ 승선, 설기현 탈락…남아공월드컵 예비 엔트리
입력 2010-04-30 22:51
드디어 ‘허정무호’의 최종 승선 멤버의 윤곽이 드러났다.
허정무 감독은 30일 서울 논현동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나이키의 대표팀 홈경기 유니폼 발표회를 겸한 기자회견에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축구대회에 출전할 예비 엔트리 30명을 직접 발표했다. ‘깜짝 발탁은 없다’던 허 감독의 예고처럼 염기훈(수원)과 김치우(서울), 황재원(포항)의 ‘전격 발탁’과 설기현(포항)의 탈락 외에는 모두 예상대로였다. 허 감독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콰도르와의 평가전 후 20일쯤 최종 엔트리 23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안정환-이동국 사상 첫 동반 월드컵 간다=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 축구의 인기를 이끌었던 ‘반지의 제왕’ 안정환(다롄 스더)과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 한 시대를 주름잡았지만 두 선수는 월드컵 무대에서는 함께 뛰지 못했다. 이동국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19세의 나이로 참가했으나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낙점을 받지 못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때는 무릎 부상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다.
안정환은 처음으로 월드컵과 인연을 맺은 2002 월드컵에서 2골을 넣으며 ‘4강 신화’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독일 월드컵에서는 토고전 1골로 한국의 원정 월드컵 첫 승이라는 대기록에 일조했다.
두 선수는 예비 명단에 이어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도 높아 ‘꿈의 무대’ 월드컵에 처음으로 함께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조커’ 특명을 받을 공산이 큰 안정환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인 개인통산 4호골에 도전하게 되고, 이동국은 최근 화끈한 골 감각을 앞세워 월드컵 ‘비운’의 꼬리표를 뗄 기회를 잡았다.
◇염기훈, 김치우, 황재원 최종 승선할까=나란히 ‘왼발의 마술사’로 불리는 염기훈과 김치우가 부상을 털고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염기훈은 2월 동아시아대회를 앞두고 왼쪽 발등 뼈 부상으로 남아공행과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수술을 받은 후 재활에 몰두했고, 수원 유니폼을 입고 이적 신고식을 치렀던 27일 암드포스(싱가포르)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골을 넣으며 부활을 알렸다. 최종 23명 안에 포함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염기훈의 복귀로 ‘허정무호’는 뛰어난 왼쪽 측면 자원을 확보했다.
수비와 중원 등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김치우도 지난해 4월 월드컵 최종 예선 북한전후 탈장 수술을 받았으나 최근 컨디션 회복으로 다시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허 감독은 “김치우는 기량을 충분히 갖춘 선수”라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또 중앙수비수 황재원은 지난 2008년 2월 동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혔다가 불미스런 개인사 때문에 대표팀에서 낙마했다 지난해 4월1일 북한전을 앞두고 재발탁된 뒤 1년1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세 선수중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염기훈이다. 염기훈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왼쪽 날개에서 중앙으로 옮길 경우 대체 요원으로 가장 유력한 선수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피 3총사 許心 잡았다=이번 명단에는 김보경(오이타), 이승렬(서울), 구자철(제주) 등 스물 한 살의 ‘영건 3인방’이 당당히 포함됐다. 이들은 이미 대표팀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셀틱)과 함께 대표팀 막내다.
2008년 2월 중국과의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 명 중 가장 먼저 A매치 데뷔전을 가진 미드필더 구자철은 국가대표로 벌써 8경기를 뛰며 2골을 넣었다. 미드필더 김보경과 공격수 이승렬도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중 치른 잠비아와의 친선경기를 통해 A매치에 첫 선을 보인 이후 ‘허정무호’에서 각각 4경기와 5경기를 뛰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과연 이들이 쟁쟁한 선배들을 넘어 최종 엔트리 23명에 들지 주목된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