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이태형]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10-04-30 17:57
천안함의 46용사들은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젊음을 펴지도 못하고 땅 속에 묻혔다. 함정들이 울리는 기적취명과 국민들이 뿌리는 국화꽃을 뒤로 하고 이들은 이 땅을 떠났다. 가족들은 절규했다. 국민들은 울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천안함 생존자 김현래 중사의 추도사가 우리의 마음을 친다. 행사는 장엄했다.
영결식은 끝났고 용사들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밤이 되어 사람들은 떠나갔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또 하루가 지나고, 다시 하루가 지나면 이들의 이야기는 점차 사그라지고, 결국 옛 사랑의 그림자처럼 희미해질 것이다.
이대로 끝났는가? 아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끝낼 수 없다. 지난 한 달 동안 우리를 놀라게 하고, 가슴 적시게 하고, 분노하게 만들었던 이야기들은 끝나지 않았다. 이야기의 시작이 있었던 것처럼 마무리도 지어야 할 것이다.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국민들에게 고통을 준 세력들이 그 누구든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함의 슬픈 이야기는 ‘고통을 준 세력들’을 찾고, 그들의 잘못된 판단을 교정시켜줄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46용사들은 땅에 묻힘으로 그들의 모든 것이 끝났는가. 사라져 버렸는가? 아니다. 성경은 말하고 있다. “이 세상도 사라지고, 이 세상의 욕망도 다 사라지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사람은 영원히 남습니다.”(요한일서 2장17절) 거기, 모든 것이 사라지는 이 세상에서 영원히 남을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어 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 이것만이 유한한 인간이 무한의 존재로 남을 수 있는 길이다.
46용사들은 ‘국민의 뜻’을 행하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경우에도, 모든 고려를 떠나 조국을 수호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들에게 부여된 ‘국민의 뜻’이었다. 그들은 국민의 뜻을 목숨 바쳐 행했다. 그래서 이 세상도 사라지고, 이 세상의 욕망도 모두 사라질지라도 국민의 뜻을 행했던 천안함 용사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는 것이다.
천안함의 46용사들은 죽었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산다. 그들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질 것이다. 산 우리는 언젠가 잊혀진다. 해서, 순국 용사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