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어린이] ‘순종’ 수산나 웨슬리의 주님만 바라보는 자녀 교육법

입력 2010-04-30 17:39


존 웨슬리를 만든 건 어머니와 ‘단 둘의 데이트’

훌륭한 사람 되라고 열심히 훈육하면 관계가 벌어지고, 그렇다고 해달라는 것 다 해주며 키우면 “아빠 엄마 때문에 제가 이렇게 됐어요” 하는 게 자식이다.

그러나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고 존경과 사랑도 받는 부모도 분명히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1669∼1742)의 어머니 수산나 웨슬리(1636∼1678)다. 수산나는 자녀를 채찍으로 다스린 엄한 어머니로만 알려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생애를 연구한 전문가들은 수산나의 자녀교육법은 시대를 불문하고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모범적이라고 말한다. 바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데 초점을 둔 교육법이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 무릎 꿇리기=수산나에게 어떤 이가 “열 명이나 되는 자녀를 모두 하나님께 순종하는 훌륭한 기독교인으로 키운 비결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그녀는 “아이들이 다섯 살이 되기 전에 기를 완전히 꺾어 하나님 앞에 순종하도록 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이는 요즘 어머니들에게 조금은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 말이다. 게다가 수산나가 “한 살이 되기 전에 회초리(채찍)의 두려움을 알게 해야 한다”고 했다는 것을 알면 기겁할 이도 있을지 모른다.

수산나는 엄격한 규칙 아래 자녀들을 키웠다. 아이들은 오전 6시에 기상해 7시에 기도회를 갖고 하루 세 끼 일정한 양을 먹었으며 간식은 일절 먹지 못했다. 하루 6시간 공부하고 오후 6시에는 다시 기도회에 참석하며 저녁식사 후 8시 정각에 잠들어야 했다. 아픈 경우를 제외하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었으며 떼쓰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이런 원칙은 수산나를 비이성적이고 잔인한 어머니로 비치게도 한다. 그러나 이는 수산나 자신부터가 엄격한 청교도 가정에서 자라 철저하게 원칙대로 살았고 ‘영혼의 구원과 행복’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때문에 아이들도 벌 받을 일이 거의 없을 만큼 원칙을 잘 따랐다. 훗날 한 손자는 “할머니의 교육법 하에서는 매를 맞는 일이 전혀 없다”고 술회하기도 했다.

◇끝없는 관심과 사랑=수산나의 자녀들은 훗날 엄격했던 성장 과정을 다소나마 불만스러워 했을 만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존을 비롯한 자녀들은 자신의 자녀들을 키울 때도 어머니의 원칙을 기꺼이 적용했다. 어머니가 노년을 맞았을 때 모든 자식이 한마음이 돼 사랑과 존경으로 보살폈다는 것도 교육법이 성공적이었다는 증거다.

그 이유는 수산나가 엄격함 가운데서도 사랑으로 아이들을 키웠기 때문이다. 자녀교육의 세부 규칙을 보면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다. “만일 아이가 부모를 기쁘게 하려는 마음으로 순종했을 때는 혹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그 의도를 따뜻하게 칭찬해야 한다” 등이다.

남편의 목회를 돕고 살림과 자녀 양육을 도맡아 하는 바쁜 와중에도 반드시 시간을 내 하루 한두 명의 자녀와 1대 1로 만났다. 대화와 고백, 신앙 상담, 기도 등을 위한 ‘단 둘의 데이트 시간’이었다. 웨슬리 연구의 권위자인 김진두 영등포중앙감리교회 목사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부모가 먼저 신앙의 본을 보이고, 엄격함과 자애로움의 균형을 지킨다는 수산나 자녀교육의 원칙은 지금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