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 100년 ‘대표시인 선집’ 나와

입력 2010-04-30 17:45


황동규·김명인·황지우 시인 주요작 70편식 묶어 1차분 펴내

한국 현대시 100년을 가늠할 ‘한국대표시인 선집’(휴먼앤북스)이 출간됐다.

하응백 휴먼앤북스 대표(문학평론가)는 “좋은 시가 대중과 멀어진 느낌이 있다”며 “이번 시선집은 한국 시 100년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즈는 생존 시인과 작고 시인을 합쳐 30명을 엄선, 해당 시인들의 작품을 꾸준히 연구해온 평론가들이 시인별로 대표시 70편을 직접 선정하는 방식으로 출간된다. 시선집에는 해당 시인의 전체 시 세계에 대한 해설과 함께 주요 작품 10편에 대한 상세한 해설이 곁들여진다.

시리즈의 포문은 황동규(72)·김명인(64)·황지우(58) 시인이 열었다. 세명 모두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고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 시단의 정점에 서 있는 시인들이다.

시리즈 1권은 ‘삶을 살아낸다는 건’이란 표제를 내건 황동규 시인의 선집으로 시 선정과 해설은 서울여대 국어국문학과 이숭원 교수가 맡았다. ‘즐거운 편지’. ‘기항지’, ‘풍작’ 연작시 등 대표작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숭원은 황 시인을 “형이상학적 주제를 몸 전체의 감각으로 표현한 한국문학사 최초의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2권은 ‘동두천’ 연작시로 널리 알려진 김명인 고려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의 선집으로 ‘아버지의 고기잡이’를 표제로 내걸었다. ‘머나먼 곳 스와니’ ‘소금바다로 가다’ ‘바다의 아코디언’ 등 대표시들이 실렸다. 해설은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이경수 교수가 했다.

3권은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의 황지우 시인으로 ‘바깥에 대한 반가사유’를 표제로 사용했고 해설은 문학평론가 홍용희가 맡았다.

휴먼앤북스는 가을에 김소월 정지용 백석의 시선집을, 연말에 다른 생존 시인 3명의 선집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용악 김춘수 김수영 박재삼 등의 선집도 순차적으로 출간하기로 했다.

하 대표는 “생존 시인과 작고 시인을 번갈아 가며 매년 3차례, 매번 3권씩 선집을 펴내 3년 내에 시리즈를 30권으로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