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숭고한 사랑·헌신 있었기에… ‘2010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부문별 6명 발표
입력 2010-04-29 21:20
문화체육관광부는 ‘2010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부문별 수상자 6명을 29일 발표했다. 어버이날에 즈음해 해마다 시상하는 이 상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녀를 훌륭한 예술가로 키운 어머니들의 숭고한 사랑과 헌신을 기리고 자녀 예술교육의 본보기로 삼고자 1991년 제정돼 올해로 20회째를 맞는다.
문학 부문에는 소설가 조경란씨의 어머니 장금례(61) 여사가 선정됐다. 꽃 같은 젊음을 가족에 바친 장 여사는 고된 창작의 길을 걷는 딸에게 언제나 따스한 사랑과 격려로 힘을 불어넣었다. 현대문학상과 동인문학상 등을 수상한 딸 조씨는 작품을 통해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을 듯한, 둥글고 환한 저 장엄한 달처럼”이라고 어머니의 헌신을 묘사했다.
대중예술 부문에는 영화배우 전도연씨의 어머니 이응숙(72) 여사가 뽑혔다. 이 여사는 때론 처절하고 때론 안타까운 딸의 연기변신을 지켜보면서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묵묵히 딸의 선택을 믿어줌으로써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게 했다. 딸에게는 스타이기 이전에 먼저 사람됨을 가르쳤다.
미술 부문에는 화가 하태임씨의 어머니 류민자(68) 여사가 선정됐다.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였던 하인두(1989년 작고) 화백의 부인인 류 여사는 남편을 대신해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자신의 작업을 계속하는 가운데 딸 태임씨와 아들 태범씨를 주목받는 화가와 조각가로 키워냈다.
음악 부문 성악가 연광철(서울대 교수)씨의 어머니 허선옥(62) 여사는 농부의 아내로 평생 흙과 더불어 살아오면서 어린 아들에게 쌈짓돈을 털어 풍금을 사주는 등 아들이 훌륭한 음악가로 성공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국악 부문 해금연주가 강은일(경희대 겸임교수)씨의 어머니 박옥자(69) 여사도 딸이 예술적인 기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정성과 희생을 다했다.
무용 부문 무용가 양정수(수원대 교수)씨의 어머니 정순자(84) 여사는 공무원의 아내로 빠듯한 삶을 꾸리면서도 무용이 인정받지 못하던 척박한 시절에 딸의 꿈을 위해 패물을 팔고 손수 무용복을 지어 입히는 등 지원했다.
시상식은 내달 3일 오전 11시 김동건 아나운서의 사회로 국립중앙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열리며 수상자 자녀 예술인들이 어머니께 바치는 연주, 무용 등 사은 공연도 펼쳐진다. 수상자들에게는 문화부 장관 명의의 상패와 대나무 무늬로 장식한 순금 18돈짜리 비녀 죽절잠이 수여된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