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공산 불교테마공원 설립 일파만파… “예산 편향집행 중지” 교회 반발 전국 확산
입력 2010-04-29 19:11
대구 팔공산에 국비와 시비 1200억원이 투입돼 건립되는 불교테마공원(본보 4월 14일자 34면, 20일자 26면, 28일자 29면)을 계기로 정부의 편향적 예산집행을 반대하는 운동이 전국교회와 인터넷 공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는 29일 대구 대신동 서문교회에서 종교편향 국고지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특정 종교에 편향적인 국가 예산 집행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전국 교회와 연대해 이 문제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이 자리엔 대전과 부산, 광주, 영천, 경북기독교총연합회 임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불교테마공원 대책위원장 이상민(서문교회) 목사는 “대구 동화사는 불교테마공원 건립 사업의 한 부분으로 국비와 시비 100억원을 투입해 이미 불교전시관과 템플스테이 수련관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사찰이 불교 대중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결국 정부와 대구시가 나서서 포교를 도와주는 셈”이라고 성토했다. 이 목사는 “정부가 매년 185억원의 국가재정을 투입해 사찰에서 승복을 입고 108배와 불교문화 교육을 받는 템플스테이를 지원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면서 “불교는 연등축제와 팔관회를 전통문화축제라고 인정받으며 국가로부터 매년 12억원씩 지원받고 있지만 대구 교계는 성탄절 행사에 1원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호 대전기독교총연합회 전 회장은 “사안의 심각성을 이제야 알겠다. 편향적 예산 집행이 단지 대구만의 일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의 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강력하게 대처하자”고 말했다. 조수배 부산기독교총연합회 사무총장도 “내일부터라도 당장 지역대책위원회를 조직하겠다”고 밝혔다. 강희욱 광주기독교총연합회 서기와 김길동 영천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은 “그동안 한기총이 한국교회의 대표 역할을 맡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일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전국의 기독교연합회와 연대해 불교테마공원 문제에 적극 대처하고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 문화를 하루 빨리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도 불교테마공원을 저지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다음 아고라(agora.media.daum.net/petition/view.html?id=91931)에선 지난 16일부터 ‘불교테마공원 반대를 위한 기독교인 100만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는데 29일 오후 5시 현재 3598명이 서명했다.
아이디 ‘열린노트’는 “기독교가 하면 종교편향이고 불교가 하면 문화사업이냐”는 글을 올렸고, ‘kumpel’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특정 종교의 공원을 짓는 일에 투자하면 안 된다. 그러려고 열심히 일해서 세금 내는 게 아니다”며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이번 일을 계기로 종교예산의 공평한 집행을 이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아이디 ‘나그네’는 “불교를 폄훼하거나 종교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은 싫지만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때 불교에만 75%를 지원해 주고 나머지 25%로 천주교, 기독교 및 타 종교에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군사정권 때부터 내려온 관례이고 전통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제는 잘못된 정책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