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 교회, 구도자 중심 예배 한계 극복할까
입력 2010-04-29 19:11
이머징 교회(Emerging Church)는 과연 포스트모던 시대에 맞는 새로운 형식일까, 아니면 또 다른 유행일까.
‘열린 예배’ ‘구도자 중심 예배’ 등으로 불리는 현대 예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머징 예배가 주목받고 있다. 목회사회학연구소가 30일 서울 종교교회에서 개최하는 ‘예배, 포스트모던에 답하다’ 공개 세미나도 이머징 교회의 시대적 의미와 특성, 한국교회에의 접목 방식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될 내용을 미리 소개한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대인의 종교성과 이머징 컬처’란 발제문에서 “구도자 예배는 구시대적”이라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먼저 “교회는 열심히 젊은이들의 취향을 좇아갔는데, 지금 젊은이들이 교회에 남게 됐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교회에 흥미를 잃어 떠나는 1946∼64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부머들에게 필요한 것은 흥미를 다시 찾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그 이후의 세대에게 교회는 ‘그냥 낯선 곳’이며 이들에게 화려한 영상이나 프로그램 등을 통한 흥미 위주의 전략은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세대는 오히려 영적이고 신비한 경험을 중시하며, 고전적 가치나 전통 예전에 관심을 둔다는 게 조 교수 설명이다.
그는 “어떡하면 지루하지 않게 예배를 드릴 것인지만 생각했지, 정작 예배 가운데 경험할 수 있는 영적 감흥을 주지 못한 것이 기독교 교인 감소의 이유”라며 “이제 현대의 새 옷을 입은 전통 안에서 거룩을 맛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일 웨스터민스터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머징 문화와 이머징 교회’ 발제문을 통해 “이머징 교회 운동이 한국교회의 신학과 교회됨에 관련된 논의에 신선한 활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머징 교회의 4가지 큰 특징으로 ‘해체적 복음주의’ ‘역사적 예수에 대한 헌신’ ‘선교적 교회론’ ‘고전적 영성의 회복’ 등을 꼽았다. 그는 “이머징 교회에 대한 관심이 단순하게 새로운 교회성장 테크닉이나 사대주의적 모방 차원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대를 위한 교회의 정체성을 진지하게 논의하는 대화의 장을 열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머징 교회=포스트모더니즘의 부상과 교인 수 감소, 대중적 기독교에 대한 반작용 등으로 2000년 이후 미국과 영국 등에서 등장한 교회. 십자가, 촛불 등 상징들이 예배의 비주얼 이미지로 사용되며 보다 신비하고 영적인 예배 경험을 추구한다. 미 빈티지펠로십교회, 모자이크교회 등이 선두 주자로 꼽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