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은행들 ‘악소리’… 그리스 등 재정위기 3개국에 169조원 물려

입력 2010-04-29 21:30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남유럽 3개국의 신용등급이 속속 강등 당하자, 유럽 금융사들이 이들 나라에 얼마나 물려 있는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은행들이 세 나라에 줄잡아 1000억 파운드(약 169조1700억원)가량 대출해 준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금융청(FSA)이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영국 은행들이 그리스, 포르투갈에 빌려 준 게 250억 파운드 정도인 데 비해 스페인에 연계된 규모는 750억 파운드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크레디 스위스는 “영국 금융사들이 스페인에 물려 있는 돈이 대규모임이 드러나면서 시장의 우려가 영국을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별로는 바클레이스가 400억 파운드, 로열 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가 300억∼350억 파운드인 것으로 추정됐다. 런던 주식시장에서는 이들 은행주들의 주가는 4∼7% 추락했다.

그리스가 발행한 채권은 프랑스와 독일이 많이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해 말 그리스가 해외에서 조달한 채권이 2400억 달러라고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은 이 채권에 대해 영국 은행들의 보유 비중이 3%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750억 달러와 450억 달러를 보유 중이라고 밝혔다.

동유럽 국가 중에서 그리스 채권 위기에 가장 취약한 나라는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라고 블룸버그가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자료를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그리스 위기가 수습되지 못할 경우 이들 국가에 대한 부정적 효과가 전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했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