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 영결식] “그대들 푸르름 어디서 찾나요” 조문록에 남긴 글들 ‘뭉클’

입력 2010-04-29 21:38

“세상은 꽃이 피고 푸른빛으로 물들어 가는데 그대들의 꽃과 푸르름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미안해요, 구해드리지 못해서. 이제 못 다한 이생의 한을 놓으시고 평안히 잠드시옵기를….”(해군 456기 전역자의 엄마)

천안함 용사들이 대한민국의 가슴에 묻힌 날 시민들은 전국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저마다 마음 한편에 슬픔을 꾹꾹 눌러담았다. 시민들은 하늘나라로 가는 용사들의 걸음이 외롭지 않기를 바라며 정성껏 헌화하고 조문록에 글을 남겼다.

영결식이 거행된 29일 서울광장 분향소 오른편에 마련된 23장 분량의 조문록 12권은 오전에 이미 추모의 글로 가득 찼다. 장수근씨는 “당신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갔지만 우리들 가슴에는 영원히 살아남을 것입니다”라며 위로의 글을 적었다. ‘미영’이라고 이름을 쓴 조문객은 먼저 세상을 떠난 자신의 아버지에게 희생 장병들을 돌봐 달라고 부탁하는 글을 남겼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과 함께 하늘나라에서 잘 계세요. 다들 편히 쉴 수 있도록 도와줘요. 외롭지 않고 행복하도록 나도 기원할게요”라고 썼다.

인터넷 공간 역시 하루 종일 애도의 물결이 넘쳤다. 공선영씨는 해군본부 홈페이지를 찾아 “한 달 동안 많이 슬펐습니다. 당신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열심히 살겠습니다. 이제는 편하게 고통 없이 쉴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정운천씨는 “영전에 국화 한 송이 바치지 못한 데 대해 용서를 빕니다. 하지만 님들의 거룩한 순국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하늘에서 이 땅의 가족들을 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썼다.

포털 사이트에 마련된 사이버 분향소에도 추모의 글들이 이어졌다. 김묘옥씨는 “너무 일찍 저버린 당신들에게 애절하고 미안한 마음 가눌 길이 없군요. 그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만 납니다”라고 했다. 아이디 ‘아이둘’은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부르며 결코 잊지 못할 당신들을 보내려 합니다. 모두 살아 돌아오리라는 믿음을 저버린 말 없는 바다가 원망스럽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희생 장병의 미니홈피에도 네티즌이 수천명씩 방문해 ‘미안하고 고맙다’는 글을 남기며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