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 영결식] 시민들, 국화꽃 뿌리며 목메인 작별인사

입력 2010-04-29 21:42

운구행렬 이모저모

‘천안함 46용사’들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시민들이 뿌린 국화 꽃잎이 함께했다. 집집마다 조기가 걸린 애도 분위기 속에 최고의 예우를 받으며 영면으로의 길을 떠났다.

용사들의 영현을 실은 운구차량은 29일 벚꽃이 만개한 도로변을 따라 줄지어 선 시민들의 전송을 받으며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사령부를 떠나 국립대전현충원으로 향했다. 운구행렬은 헌병대 선도차 11대와 영현을 이송한 리무진 2대, 유족이 탑승하는 40인승 버스 90대, 구급차 2대 등 100여대의 차량으로 구성됐다.

오전 10시30분쯤 해군 군악대 합창단 20명이 ‘바다로 가자’와 ‘천안함가’를 부르는 것으로 운구가 시작됐다. 운구행렬은 전사자들이 평소 생활하던 군항부두와 해군아파트를 들른 뒤 대전을 향해 서서히 움직였다.

해군아파트로 가는 도로변에는 태극기와 해군기가, 아파트에는 집집마다 조기가 세찬 바람에 나부꼈다. 2함대 위병소에서 아파트까지 대로변에는 1000여명의 해군아파트 주민과 평택시민들이 서서 그렁그렁한 눈으로 용사들의 가는 길을 지켜봤다.

군항부두에서 해군 전우들은 독도함 등 함정 위에 정복을 갖춰 입고 도열해 해군 최고의 예우인 ‘대함경례’를 보냈다. 운구행렬이 부두에 도착하자 함정에서는 일제히 5초간 기적을 울렸다. 행렬이 떠날 때도 기적이 10초간 울렸다. 군함과 아파트에서는 해군의 하얀 정모와 까만 정복을 상징하는 흰색과 검은색 풍선 3000여개와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고 이창기 준위를 선두로 사령부 정문을 벗어난 운구행렬을 수천명의 시민들이 국화 꽃잎을 뿌리며 맞이했다. 시어머니, 두 딸과 함께 나온 이선화(34)씨는 “마지막 가는 길에 꽃 한 송이라도 바치고 싶었다”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며 목이 메었다. 천안함 희생 장병 4명의 자녀 6명이 재학 중인 평택 원정초교 4∼6학년생 300여명은 행렬이 학교 앞을 지날 때 태극기를 흔들며 추모의 글을 적은 종이비행기와 흰 풍선을 하늘로 날렸다.

평택=정동원 노석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