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 영결식] 대전현충원 안장 2000여명 참석… 개원이래 최대규모

입력 2010-04-29 21:42

‘천안함 46용사’의 합동안장식이 거행된 29일 국립대전현충원 현충문 앞 광장에는 유가족의 공허한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찬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안장식에는 장의위원장인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국방부·보훈처 관계자, 유가족, 천안함 동료 등 2함대 장병, 정부부처 주요 인사, 박성효 대전시장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안장식은 대전현충원이 문을 연 1979년 이래 최대 규모다.

의식은 고인에 대한 묵념,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및 묵념, 영현 봉송, 하관 및 하토, 성분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 3시 시작된 안장식은 유가족들의 눈물이 마른 듯 차분한 분위기였으나 헌화 및 분향이 시작되면서 유가족들은 영정과 유골함을 붙들고 오열하며 고인과의 안타까운 이별에 몸부림쳤다. 고 조진영 중사의 유가족들은 “아들아! 아들아!”라며 울부짖었다. 이어 한 어머니가 아들의 영정을 부둥켜안고 “안돼 안돼. 아들아 아들아”라며 2분 이상 울부짖다 쓰러지자 유가족들이 부축해 자리로 옮겼다. 46용사의 어린 아들은 아빠의 영정을 보면서 해맑은 모습으로 “아빠 사랑해”라고 불러 지켜보던 이들을 울먹이게 했다.

9발의 조총 발사와 묵념에 이어 영현 봉송이 이뤄졌다. 영현 봉송은 고인마다 영정과 유골함, 훈장을 든 3명의 장병이 1개조로 식장에서 1㎞가량 떨어진 사병 3묘역인 308묘역까지 이어졌다.

장교묘역 안장을 거부하고 함께 전사한 사병들과 함께 합동묘역에 묻히는 이창기 준위가 처음으로 하관됐다. 30여분 동안 46용사들이 모두 안장됐다.

합동묘역 건너편 50m 거리의 장교 제3묘역에는 이들의 구조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53) 준위의 묘소가 자리했다.

‘서해안 임무 수행 중 희생된 천안함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곳입니다.’

합동묘역 앞쪽 한가운데에는 이런 묘비명이 적힌 표지석이 세워졌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