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은 대풍인데…” 패류독소 확산에 통영은 ‘울상’
입력 2010-04-29 21:01
“굴은 대풍인데 못된 패류독소가 우리를 울립니다.”
3월말 남해안에서 발견된 마비성 패류독소가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경남 통영의 대표 수산물인 굴 판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올해는 예년보다 굴 생산량이 많은데다 위판액도 몇 년 새 최고치를 기록해 양식어민들의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29일 통영굴수하식수협에 따르면 패류독소 발견 직후 진해만 인근의 굴 채취가 중단되면서 하루 약 65t가량 들어오던 물량은 45t 정도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다 소비자들의 인식이 나빠지면서 4월 들어 하루 굴 주문량은 20%이상 급감했다.
지난해 가을부터 지난 26일까지 위판된 굴은 1만2084t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만2452t에 비해 다소 줄어든 양이지만, 아직 판매되지 않고 남아있는 굴은 지난해보다 2500t이나 많다.
수협 관계자는 “올해는 잦은 비로 육지의 영양분이 바다로 유입돼 굴의 품질이 좋아지면서 가격도 올라 위판액 기준으로는 최근 들어 가장 많은 약 795억4000만원을 기록했다”며 “지난 5년간 하루 매출이 10억원을 넘는 경우가 한차례도 없었는데, 올해는 10차례 이상 기록할 정도로 판매가 잘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년에는 4월 하순쯤에야 발견됐던 패류독소가 올해는 한달이나 이른 3월20일쯤 발견되면서 순항하던 굴 판매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국립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경남 진해만 일대에서 올해 처음으로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된 이후 한달 만에 진해만과 거제시 동부, 부산시 연안, 통영시와 남해군 일부 연안에서 식품 허용치를 초과한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됐다.
100여년 만에 처음이라는 이상저온 현상 속에서도 패류독소가 빠르게 확산된 것은 육상 영양염류 때문이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마비성 패류독소 확산 속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수온보다 바다로 유입되는 영양염류”라며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아 육상에 있던 많은 영양염류가 바다로 유입돼 패류독소가 빠르게 증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