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장관 출신 통신사 수장의 다른 경영 스타일
입력 2010-04-28 18:49
이석채 KT 회장은 ‘혁신’, 이상철 통합LG텔레콤 부회장은 ‘소통’.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 통신업체 두 수장의 경영스타일이 확연히 다르다.
이 회장은 28일 ‘최고로부터 배우는 혁신과 성과창출’을 주제로 상반기 임원전략회의를 주재했다. 그는 상무급 이상 임원 87명에게 “KT가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회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혁신과 스피드”라며 “기존 모델에 연연하지 말고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비즈니스 모델도 새롭게 변화시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혁신경영 컨설턴트로 유명한 게리 하멜 런던비즈니스스쿨 객원교수와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강연자로 나왔다.
하멜 교수는 “KT가 경쟁의 룰을 바꾸고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뛰어넘으려면 경영 전반에 대한 혁신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도 “KT가 기존 통신사업 경쟁 구도에서 탈피해 와이파이존 등을 확대하면 스마트폰 시장을 더욱 주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회장은 KTF와의 합병, 직원 16% 감원, 아이폰 도입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그 속도가 워낙 빨라 ‘이석채식 스피드 경영’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이상철 부회장은 28일 개인 블로그 ‘스와이-낭트 이상철’(leesangchul.com)을 개설하고 회사 밖 네티즌과의 소통에 나섰다. 스와이-낭트(swy-nant)는 이 부회장의 지인이 시냇물 소리를 본떠 만들어낸 집주소다.
블로그는 개인적인 에세이와 경영활동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경영 관련 코너엔 직원 자녀가 이 부회장으로부터 휴대전화 선물을 받은 뒤 보낸 감사편지 사진과 함께 “꼬마 친구들이 연필로 꼭꼭 눌러쓴 손글씨 편지, 꼬불꼬불 참 귀엽네요”라고 단상을 적어놓은 것도 있다.
지난 26일자엔 CEO와 직원들을 연결하는 조직인 ‘블루커뮤니케이션보드’ 간담회 사진을 올려놓고 “소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라고 써 놨다.
올 초 합병법인(LG텔레콤-데이콤-파워콤) 출범과 함께 취임한 이 부회장은 직원 자녀들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등 조직융합에 주력하고 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