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46용사 영결식] 제2연평해전 유족 “우리처럼 아파 할 사람 또 생겨…”
입력 2010-04-28 21:49
천안함 46용사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연평해전 유가족과 천안함 수색에 나섰다 침몰한 98금양호 실종자 가족이 조문했다.
오후 2시10분쯤 분향소를 찾은 2002년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가족 12명은 46용사 영정을 천천히 둘러본 뒤 제2연평해전에도 참전했던 고 박경수 상사의 유족 앞으로 다가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제2연평해전의 주역인 고 윤영하 소령의 부친 윤두호씨는 “우리가 겪었던 그 마음과 똑같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제2연평해전 유족들은 먼저 떠나보낸 아들, 형제 생각에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고 박동혁 병장의 모친 이경진(54)씨는 “우리처럼 아파해야 하는 사람들이 또 생겼다는 생각에 눈물만 났다”면서 결혼한 지 10개월 만에 남편을 잃은 최정환 중사의 아내를 끌어안고 오열했다.
앞서 낮 12시40분쯤에는 지난 2일 바닷속 천안함을 수색하던 중 침몰한 98금양호 실종자 가족 6명이 유족들을 찾았다. 98금양호 실종자가족대책위원장 이원상(43)씨는 “선체 인양이나 수색작업이 중단됐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평택시 포승읍 원정초등 학생 170여명도 태극기를 손에 꼭 쥔 채 분향소를 찾았다. 이 초등학교에는 고 남기훈 원사를 비롯한 천안함 희생 장병 4명의 자녀 6명이 재학 중이다. 강영웅(12)군은 “군인아저씨들이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며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 연화장에서는 끝내 발견되지 못한 산화 장병 6명의 화장식이 가족들의 오열 속에 거행됐다. 이창기 준위, 최한권 원사, 박경수 상사, 장진선 중사, 강태민 상병, 정태준 일병의 유품을 담은 관이 운구차량에 실려 연화장에 도착하자 유족들은 “얼굴도 못보고…”라며 오열했다. 이 준위의 부인은 남편의 관이 화장장으로 들어가자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시신은 한 줌의 재로 봉안함에 담겨 2함대사령부로 옮겨졌다.
한편 분향이 시작된 25일부터 전국 46개 시민분향소와 각 해군부대 분향소를 찾은 추모객은 3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됐다.
평택=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