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수입업·군납우유 빗장 푼다… 일자리 만들고 경쟁력 강화 포석

입력 2010-04-28 21:22


내년부터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약이 늘어날 전망이다. 서민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수입과 판매업 진입장벽도 낮아져 LPG값 인하 효과도 기대된다. 시장의 독점영역을 줄여 새 일자리도 만들고, 업계 경쟁력도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 취지지만 민간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분야에선 정부 추진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진입규제 낮춰 일자리 창출”=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28일 보건·의료, 유통, 항공운송 등 20개 업종의 진입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주류제조업 면허기준 완화 등 26개 업종의 규제완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경쟁제한적 진입규제 개선방안의 초점은 서비스산업과 공기업 독점 분야에 맞춰졌다.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고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공기업의 독점영역을 민간에 개방하면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민 연료인 LPG 수입·판매에도 경쟁논리가 강화된다. 그동안 내수판매 계획량의 35일분을 저장할 시설을 가진 덩치 큰 업체만 LPG를 수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부의 LPG 비축시설의 여유공간을 2년간 빌려 개업할 수 있다. 철제 용기에 주입해 식당 등에 공급하는 LPG의 시·도 판매지역 제한도 내년 상반기 중 풀린다. ‘원정 판매’ 사고를 막는다는 이유로 묶어둔 판매망을 풀 경우 지역 간 가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 항공사만 참석하던 항공기 이착륙 시간(슬롯) 조정회의에 저가 항공사들도 연내 참여가 허용된다. 내년부터 소비자단체들이 의약품 재분류 과정에 참가,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을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으로 바꾸는 데 일정 역할을 하게 된다. 군납우유도 개방돼 경쟁업체가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서울우유, 부산우유 등 농협 소속 7개 축산업조합이 국방부 납품을 독점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민간에 개방키로 했기 때문이다.

◇민감영역 앞에 작아지는 정부=두 차례에 걸친 정부의 진입규제 개선은 공공과 민간의 독점적 기득권을 없애기 위한 것이지만 정작 이해관계가 첨예한 영역에선 정부의 추진 의지가 겉돌고 있다. 당초 지난해 말까지로 예정된 주류통신판매 수단의 추가 허용을 위한 고시 개정은 인터넷 판매 허용을 둘러싼 논란을 불러일으키다 3개월을 훌쩍 넘겨 지난 1일에서야 발효됐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분양보증시장의 독점구조 개선 과제는 이행시한이 지난해 말까지였지만 아직 해결의 가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동권 기자 danch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