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 유럽발 충격] 깜짝놀란 시장… 위기 시작인가! 마지막 몸살인가!
입력 2010-04-28 21:45
남유럽 국가의 재정 위기가 다시 부상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이미 노출된 리스크인 만큼 재정위기는 시작이 아니라 마무리 단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다른 국가로 전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영국 미국 일본 등 재정 문제가 심각한 국가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그리스 악재는 시작이 아닌 종결 수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무디스나 S&P 등 사후처리에 능숙한 신용평가회사들이 뒤늦게 신용등급을 급격하게 하향 조정하고 있는 점, 그리스 지원에 미온적이었던 독일이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한 점을 들며 사태는 종결 수순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이 액수를 늘린 그리스 자금 지원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 불안감은 줄어들 것”이라며 “그리스 등 재정위기에 봉착한 국가들은 다음달 채권 만기만 넘기면 연말까지 자금 부담이 급격하게 감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PIIGS 국가(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가운데 그리스와 포르투갈을 제외하면 나머지 국가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기의 확산’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자산운용리서치팀장은 “이번 사태의 충격파는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며 “그리스 외 지역으로 위기가 확산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유럽발 위기 재연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재정 위기는 여전하다”=재정 문제가 그리스를 넘어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로 번질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프랑스 은행과 독일 은행은 각각 800억 달러, 450억 달러 정도가 그리스에 물려 있다. 위기가 전염되면 유로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달러 캐리트레이드(조달비용이 상대적으로 싼 미국 달러화를 차입해 운용수익이 높은 통화로 환전해 수익을 높이는 거래) 청산 등에 영향을 미쳐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포르투갈뿐 아니라 스페인과 아일랜드도 정부 운영에 필요한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대학의 필립 레인 국제경제학 교수는 “지금 유럽은 (2008년 파산해 금융위기를 불러온) 리먼브러더스나 베어스턴스와 같은 상황”이라며 “펀더멘털이 아니라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심지어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유로존이 공중분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국가부채 전망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국가부채 문제는 공식적인 집계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김찬희 김지방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