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운드에 일본 바람 거세다
입력 2010-04-29 00:37
국내프로야구에 일본 돌풍이 불고 있다. 프로야구 초창기 김일융(삼성·일본명 니우라 히사오) 장명부(삼미·후쿠시 히로아키) 등 일본국적 재일동포 선수들이 활약하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
재일동포 영입 1호선수인 장명부는 1983년 국내무대서 전무후무한 30승(16패6세이브)을 거두며 한 해 동안 무려 427⅓이닝을 던진 괴물. 김일융은 84년부터 3년간 54승20패3세이브를 기록하며 김시진(넥센 감독)과 함께 삼성의 최강 마운드를 구축했던 선수.
이번 시즌 국내무대서 뛰는 순수 일본선수는 SK 선발투수 카도쿠라 켄(37)과 LG 마무리 투수 오카모토 신야(36). 27일 KIA 에이스 윤석민을 상대로 6승째를 올리며 다승선두를 지킨 카도쿠라는 방어율 1.98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6경기에 출전해 승률 100%. 지난 시즌 중반에 입단해 8승4패를 기록하며 일본선수로는 처음 재계약에 성공한 카도쿠라는 일본에서 13년간 76승82패를 기록한 베테랑. 요미우리에서 나온 뒤 미국 시카고 컵스와 1년간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지만 중도에 방출돼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한국 땅을 밟았다. 올 초 SK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한국선수와 꼭같이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시즌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주니치에서 7년간 셋업맨으로 맹활약했던 오카모토는 이번 시즌 LG의 든든한 마무리로 활약하고 있다. 9게임에 나와 1승 6세이브를 기록하면서 단 한점도 허용하지 않은 ‘미스터 제로’다. LG가 부진한 타격에도 3위를 유지하는 것은 그가 존재하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뿌리고 위에서 아래로 급격하게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제도가 도입된 1998년 이래 국내 무대에 선보인 순수 일본선수는 모두 6명.2003년 두산의 투수로 입단한 이리키 사토시가 효시다. 이리키는 2001년 일본 야쿠르트에서 10승3패를 기록한 수준급투수로 국내무대서는 마무리와 선발을 가리지 않고 7승11패5세이브의 성적을 올리고 이듬해 대만으로 진출했다. 2006년 타자로는 처음 국내에 선보인 시오타니 가즈히코는 23경기에 출전, 2할9푼7리의 타율과 3홈런을 기록하며 분전했으나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다.
2008년 불혹의 나이에 시즌 중반 히어로즈에 입단한 다카쓰 신고는 일본과 미국에서 300세이브를 기록한 베테랑. 18경기에서 나가 1승8세이브, 방어율 0.86의 기록을 남겼다.
한편 롯데는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 경기에서 ‘돌아온 캡틴’ 강민호가 9회말 2사 2루에서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려 6대5로 승리했다.
광주구장에서 열렸던 KIA와 SK의 경기는 0-0으로 맞선 3회말 비로 취소돼 노게임이 선언됐고, LG-삼성(잠실), 한화-두산(대전)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