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 85% “자녀와 같이 안살겠다”

입력 2010-04-28 22:08


‘자녀를 위해 기꺼이 희생하지만, 노후에는 자녀와 같이 살지 않아도 된다.’

1955~63년에 태어난 서울의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만 47~55세)는 자녀 위주의 강한 가족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28일 발표한 ‘2009 서울서베이를 통해 본 베이비붐세대의 삶’ 자료에 따르면 노후에 자녀와 함께 살지를 묻는 질문에 베이비부머 84.6%가 “따로 살고 싶다”고 답했다. “같이 살겠다”는 답변은 15.4%에 그쳤다.

“따로 살고 싶다”고 답한 응답자들 가운데 47.2%는 자녀와 가까운 곳에서, 33.0%는 노인전용공간에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자녀와 가까우면서 독립된 공간에서 살고 싶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자녀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심리로 풀이된다.

베이비부머는 자녀들 교육을 위해 부모가 희생하는 편이라는 항목에 55.2%가 동의했다. 물건을 사거나 여가를 즐길 때 역시 자녀 위주로 결정하는 편이라는 항목에도 44.2%가 “그렇다”고 답했다.

베이비부머의 78.3%는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재테크 주요 수단으로는 금융기관 예금이 71.8%로 가장 많았고, 간접투자상품(21.1%), 부동산(16.0%), 주식투자(11.8%) 등의 순이었다.

베이비붐세대는 고민이 있을 때 상담하는 상대가 남녀에 따라 조금 달랐다. 고민을 가족 중 누구에게 털어놓느냐는 질문에 남성 83.4%가 배우자와 상담한다고 답했으나 여성은 70.3%였다. 여성은 자녀(9.5%)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비율이 남성(1.7%)보다 높았다.

베이비부머의 42.9%는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하기보다 여가를 가지겠다는 데 동의했고, 54.8%는 1년에 1회 이상 문화활동을 한다고 말했다.

서울에 사는 베이비부머는 2009년 기준으로 144만6000여명으로 서울 총인구의 14.4%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이 노인인구(만 65세 이상)에 편입되기 시작하는 2020년부터 노인인구 비율이 14.9%로 치솟을 전망이다. 현재 노인인구 비율은 9.4% 수준이다.

강병호 시 정보화기획담당관은 “이번 자료는 서울 거주 2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2009 서울서베이 가운데 55~63년생 8993명을 따로 분석한 결과”라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