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엑스포 D-2] 사상 최대규모 자랑… 한국관 가보고 싶은 곳 5위
입력 2010-04-28 19:03
상하이는 벌써부터 축제의 장이다.
‘2010 중국 상하이 엑스포’(약칭 상하이 엑스포) 개막을 사흘 앞둔 28일 상하이는 시 전체가 엑스포 분위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 양편에는 엑스포 주제어인 ‘아름다운 도시, 행복한 생활’ ‘상하이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등 대형 중국어 표어들이 빼곡했다. 깨끗하게 정돈된 시내 주요 광장엔 엑스포를 상징하는 글씨가 형형색색 꽃으로 장식돼 있었다. 사람 키 높이의 엑스포 마스코트 하이바오(海寶:세계의 보물)도 곳곳에 배치돼 눈길을 끌었다. 하이바오는 ‘사람 인(人)’자를 형상화한 동물 모양으로, 푸른색은 해양 미래 과학기술을 상징한다. ‘세상 세(世)’자와 숫자 2010을 조합한 녹색 대형 엠블럼도 여기저기서 분위기를 띄우는 데 한몫 했다.
밤에는 도시 전체가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됐다. 밝고 화려한 축포와 네온사인은 이번 엑스포를 계기로 더욱 번성하는 중국의 미래를 대변했다.
◇웅장한 모습 드러낸 전람관=상하이 도심 난푸(南浦)대교와 루푸(盧浦)대교 사이를 관통하는 황푸(黃浦)강 강변 양쪽 부지 5.28㎢(여의도 면적의 63%). 각양각색의 전람관이 한껏 자태를 뽐내며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 엑스포는 부지 규모뿐 아니라 참가국 및 국제기구도 242개(192개국, 50개 국제기구)로 사상 최대 규모다. 전람관은 국가관과 국제기구관, 각국 기업관, 테마관 등 다양하다.
특히 중국관과 한국관 등 주요 국가관들은 엑스포 최대 볼거리. 각국의 특징을 나타내는 이들 건물은 외형뿐 아니라 내부도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규모면에서 가장 크고 중심부에 위치한 중국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건축면적 4만6457㎡, 높이 69m의 웅장한 건물이어서 ‘오리엔털 크라운’으로도 불린다. ‘동방의 으뜸, 발전을 거듭하는 중화, 천하의 곡창, 부유한 백성(東方之冠 鼎盛中華 天下糧倉 富庶百姓)’을 주제로 중국 문화의 자신감을 당당히 표현했다. 길이 100m의 청명상하도(淸明上河圖), 고대 한자체인 전서(篆書) 등 다양한 중국적 문화 요소를 전시하고 있다. 높은 지붕을 지지하는 56개의 목조 받침대는 한족과 55개 소수민족을 상징한다.
일본관은 ‘누에고치’가 태어나는 것을 형상화한 것으로 중·일 간 긴밀한 관계를 아울러 상징한다. 이 밖에 프랑스관은 물 한가운데에 떠 있는 프랑스식 정원을 형상화했다. 핀란드관은 그릇 모양을, 캐나다관은 다이아몬드 형상을 각각 본떴다.
◇한·중 우호의 장(場) 한국관, ‘한글’이 빚어낸 건축물=한국관은 상하이 엑스포 참가국 중 중국관을 제외하고 가장 큰 규모로 최종 리허설까지 마친 뒤 마지막 점검 중이었다. 지난 26일 시험 운영을 한 한국관은 중국인들이 가장 방문하고 싶은 국가관 5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축면적 7683.5㎡인 한국관의 외형은 한글 자모의 기하학적 특성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했다. 내벽은 설치예술가 강익중씨가 직접 쓴 단청 색깔의 아트픽셀 3만8000여개가 모자이크처럼 박혔다. 야간에는 4만2000개의 LED 조명이 점멸하면서 한글의 자모가 건물 외벽에서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냈다.
내부로 들어가자 ‘조화로운 도시, 다채로운 생활(Friendly City, Colorful Life)’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다양한 전시물이 선을 보였다. 1층엔 한국의 전형적인 도시 모습을 담은 공연장이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가면 한국의 문화와 자연, 기술 등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구역이 조성돼 있다. 하이라이트는 400여명이 동시 관람할 수 있는 극장시설 ‘코러스시티(Chorus city)’다. 이곳에선 한국과 중국이 함께 만든 미래도시에서 사고로 발레리나의 꿈을 잃은 장애인 소녀의 희망을 되찾아 준다는 내용의 12분짜리 영상물이 상영된다.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이 합성된 것이다.
관람객 루후이중(魯慧中·21·여)은 “한국관 조형물은 매우 독특하다”면서 “특히 IT와 한국 문화를 잘 표현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환익 코트라(KOTRA) 사장은 “한·중 간 우호협력을 테마로 한 한국관은 이미 시험 운영과 사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최고 인기를 끌고 있다”며 “엑스포 기간 최고의 명품관으로서 이름을 떨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엄한 경비와 운영 미숙=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기습 시위나 테러 방지를 위한 경비도 대폭 강화됐다. 외곽 도로에서는 상하이 진입 차량에 대한 검문검색이 대폭 강화됐다. 주요 정거장과 전철역에도 무장 경찰들이 배치됐다. 시 정부는 최근 타 지역으로부터 3000여명의 공안 병력을 긴급 지원받았다.
주최 측의 운영 관리가 미숙해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20∼26일 실시된 시험 운영에서는 지나친 보안검색, 안내요원 부족 등에 따라 몇 시간씩 대기하는 문제 등으로 관람객들의 원성을 샀다. 해외 취재진은 물론 각국 행사 진행 요원들의 출입증과 차량통행증까지 제때 발급되지 않아 혼란이 빚어졌다.
상하이=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