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연수 한 번 안간 토종, 박은영 교수 ‘Speaking English’

입력 2010-04-28 20:58


“외국 목사 설교-기독교 영어방송… 영성 쌓으며 실력 키우는 지름길”

“대학입시 원서를 쓸 때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어요. 그런데 기도한 그날부터 주위에서 영어교육과를 자꾸 이야기해 하나님의 뜻이라는 확신이 생겨 자연스럽게 그길로 갔죠.”

본보 미션라이프 인터넷 홈페이지 i미션라이프의 인기코너인 ‘영어묵상’의 필자 박은영(36·염창교회 집사·사진) 감리교신학대 영어교수는 생각지도 않았던 영어전공을 하게 된 이야기를 이렇게 고백했다. 그에게 유학파가 아닌 토종으로 영어를 잘하게 된 비법을 들어보았다.

박 교수는 자연계에서 인문계로 교차지원하고 제일 인기 높던 영어교육과에 지원해 가까스로 합격했다. 그러나 대학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외국에서 살다 오거나 외교관·주재원들의 자녀, 각종 영어 경시대회 수상자 등 화려한 배경의 과 친구들이 많아 주눅이 들었다. 지방(경남 마산)에서 올라와 영어회화를 처음 접해 본 그는 1학년 1학기 성적이 대부분 C였음에도 감사했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보내셨기 때문에 낙제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했어요.”

그리고 처음 맞은 여름방학, 대부분 과 친구들은 해외 어학연수를 갔는데 그는 영적으로 더 성장해야겠다는 마음에 신약 1독, 성경 60구절 암송, 기도의 시간을 풍성하게 가지면서 하숙집에서 유일한 대중매체인 라디오 기독교방송을 들었다.

“TV, 인터넷도 없어 기독교방송에서 두어 시간 외국설교 및 크리스천을 위한 영어방송을 들었어요. 그걸 들으면서 발음, 회화 등에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내용이 일단 친숙하며 유익한 성경이고 목사님들의 발음도 좋고요.”

박 교수는 효율적인 영어학습법 덕분에 어학연수를 다녀왔느냐는 인사도 받고 2학기부터 졸업 때까지 최우수 장학금 등을 받으며 하나님의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했다. 영적성장과 캠퍼스선교에 집중하기 위해 과 수석·차석에게 주어지는 교환학생도 포기하고 이화여대에서 학부, 석·박사를 모두 마쳤다. 졸업 후 신학대에서 강의하는 것에 대한 사명이 있어 감신대에 재직하고 있다.

교회의 영어특강, 영어찬송 글 연재 등 크리스천 섬김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최근 그 결실로 해외 단기선교 및 장기파송 선교사들을 위한 영어가이드북인 ‘선교영어(KMC)’, 영어예배 서식과 교회 생활에서 쓰이는 회화와 영작연습을 넣은 ‘크리스천 현장영어’(북코리아). 유명한 기독교적 노래, 팝 영화음악들을 통해 영어를 배우는 ‘노래로 배우는 영어’(북코리아)를 출간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 선교 및 크리스천을 위한 영어교육에 공헌할 생각”이라며 “일반영어 강의에서는 탁월한 강의와 글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빛을 드러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