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식 구두개입에 환율 급반전… 급락하던 환율 1110원대 복귀

금융당국이 가파른 환율 하락세를 막기 위해 올들어 처음으로 공식 구두 개입에 나섰다. 동시에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를 매수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서 원·달러 환율을 1110원대로 끌어올렸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0원 오른 1110.1원에 마감했다. 기획재정부 김익주 국제금융국장은 이날 “과도한 원화절상 기대감에 따라 외환시장에 일방적인 쏠림 현상이 있다”며 “환율 급변동 시 시장 안정을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장중 1103.0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순식간에 1115.0원까지 1.1%(12원)나 뛰어올랐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금융당국은 구두개입과 동시에 실제 달러화 거래에도 개입했다”며 “1분기 일평균 거래량은 76억 달러 정도였는데 이날은 11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외환시장에 공개적으로 개입한 것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해 1100원선까지 깨질 경우 투기세력의 달러화 매도가 증가해 시장 혼란이 초래되고 수출기업에 타격을 줘 경기회복세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정영식 수석연구원은 “수출 기업들이 1100원대 초반을 손익 분기점으로 잡고 있고, 경상수지가 균형을 이루는 환율도 1000원대 초중반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당분간 1100원선 지키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금융당국 뜻대로 환율 방어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선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있고,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국내 무역 수지도 흑자 행진을 벌이는 등 달러 유입 요인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김정현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