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된 차세대 아이폰은 장물?… 美 경찰, 온라인 보도 매체 편집자 집 압수수색

입력 2010-04-27 22:49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 유출 사건의 파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 경찰이 애플이 분실한 차세대 아이폰 시제품을 온라인상에 보도한 IT전문 매체 기즈모도(GIZMODO) 편집자의 집을 압수수색한 게 문제가 됐다. 경찰은 캘리포니아주 형법 1524조의 특정인이 중죄를 저지를 목적으로 장물을 취득한 혐의를 내세웠다. 기즈모도 측은 취재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반발했다.

지역 일간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AP통신 등은 샌프란시스코 샌마테오 경찰이 지난 23일(현지시간) 기즈모도 편집자인 제이슨 첸의 프레몬트 집을 수색해 컴퓨터와 서버 등을 압수했다고 26일 보도했다.

경찰의 압수수색은 우리나라의 사이버수사대와 비슷한 캘리포니아 긴급단속연합컴퓨터팀(REACT)에 의해 첸이 부인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외출한 사이에 이뤄졌다. 첸은 “집에 돌아오니 경찰이 ‘내 집과 차량을 수색할 영장을 가지고 있다’며 내 손을 머리 위로 올리게 한 뒤 흉기 소지 여부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기즈모도는 REACT가 첸의 집에서 3대의 애플 랩톱과 삼성 디지털카메라, HP미디어스마트서버, 32GB애플아이패드, 16GB아이폰 등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압수물품엔 카드 명세서와 수표 사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기즈모도 모회사인 고커미디어는 경찰에 항의했다. 고커미디어의 게이비 댈비셔 최고운영책임자는 “경찰은 수색영장 대신 소환장을 가져와야 했다”며 “캘리포니아법에 따르면 판사는 신문사나 정기출판물 기자를 대상으로 영장을 발부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