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업, 일제 강제징용 중국인들에 15억원 배상안 거부
입력 2010-04-27 22:48
2차 세계대전 중 일본 니카타(新鴻)에 끌려가 중노동을 강요당했던 중국인 183명이 일본 니시마쓰(西松) 건설사로부터 1억2800만엔(약 15억원)에 달하는 구제금 지급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중국 징용노동자 가족 대표단은 니시마쓰의 제안을 거절했다.
중국 대표단은 27일 기자회견에서 “니시마쓰 건설사가 ‘중국의 청구권은 이미 소멸됐으며 배상금이 아닌 구제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서를 쓰자’고 제의했다”면서 “이는 중국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거절 이유를 밝혔다.
앞서 니시마쓰 건설은 26일 도쿄의 지방법원에서 니카타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강제노동을 했던 중국인 183명과 가족 대표들을 만나 사죄하고 이런 규모의 구제금을 주는 내용의 화해안에 합의했다고 신화통신이 도쿄발로 보도했다. 신화는 니시마쓰 측이 배상금 1억2800만엔을 중국인권발전기금회에 보내 피해자들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사망자에 대해선 추모를 당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니시마쓰 건설은 지난해 10월에도 2차 대전 중 히로시마(廣島)로 끌려가 강제노동을 했던 중국인 노동자 360명 전원에게 보상하기 위해 회사 측이 마련한 2억5000만엔의 기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인 징용노동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이 일본 법원에서 패소했는데도 니시마쓰 건설이 자체적으로 배상에 합의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