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이상우] 호소력 강한 편집·예술적 사진으로 시선 끌어
입력 2010-04-27 18:00
국민일보는 다른 신문과는 다른 두 개의 특징이 있다. 우선 하드웨어 상으로 신문의 모양이 다르다. 키가 크고 늘씬해서 펴 읽기가 아주 편하다.
또한 소프트웨어 쪽으로는 아무 기사나, 아무 광고나 싣지 않는다. 메이저 그룹의 독자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종교인의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기사를 위주로 싣는다. 이 소프트웨어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도 호소력이 강하고 기발한 편집은 창간 때부터의 전통이다. 창간 무렵부터 독자뿐 아니라 언론계 종사자들도 눈을 번쩍 뜨게 한 제목이나 편집이 많았다. 편집과 함께 사진 보도의 특종도 국민일보의 강점이다. 창간 직전 백담사 전두환 대통령 부부의 생활을 특종 보도하여 타 신문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은 신문사에 남을 일이다.
이러한 ‘편집 및 디자인’의 전통과 사진 보도의 우수성은 요즘 며칠간의 지면에서도 잘 나타났다.
24일자 1면 톱 제목 ‘北, 금강산 몰수’는 수작이다. 함축성과 단어의 뜻은 촌철살인의 효력을 나타냈다. 더구나 몰수를 두 가지 의미(沒收, 沒手)로 부연한 것은 기발했다. 이러한 기발한 제목은 여자 CEO 기사의 ‘男 보란듯’에서도 나타났다. 24일자 ‘세종로+태평로=세종대로’ 같은 함축된 설명도 좋은 표현이었다.
사진의 편집에서도 다른 신문에서 보기 드문 작품이 많이 나왔다. 디자인과 편집, 그리고 사진의 예술성을 잘 보여준 작품도 지난주에 여러 건 눈에 띄었다. 21일자 20면 양용은의 드라이빙 연습 사진을 세로로 길게 펼친 편집은 특출한 아이디어였다. 국민일보의 세로 길이의 장점을 잘 이용한 편집이었다. 26일자 이스탄불 광장 사진과 대만 산사태 외신 사진의 편집도 적절했다. 특히 지난주에는 외신 사진의 과감하고 탁월한 선택이 많았다.
예술성을 살린 보도 사진으로는 22일자 18면 청보리 사진이나, 1면 톱으로 올린 새만금 사진은 보도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적절히 표현했다. 사진과 디자인을 합성한 22일자 5면 황장엽씨의 얼굴과 총구의 사진도 좋은 보도 방법이었다.
천안함 기사 소용돌이 속에서도 생활인을 위한 보도, ‘부부싸움 하는 법’ ‘다리미 질’ 같은 생활을 돕는 기사도 잘 챙겼으며 국가인권위원회 기사 같은 특종도 탄생했다.
반면에 좀 더 생각했어야 하는 기사 배치나 취재 방향 등이 있었다. 25일자 당진군수 위조여권 출국 미수 같은 기사는 더 자세하게 취재하여 독자의 궁금증을 풀어주었어야 했다. 이 기사는 제목 한 줄에 본문이 25행이었다. 그러나 A 신문은 제목 5줄에 90행의 기사를 써서 위조여권의 사용 경위와 재출국 시도, 눈앞에서도 범법자를 잡지 못하게 된 경위 등 독자들이 궁금해할 부분을 자세히 보도했다.
또한 ‘사람들’ 면은 항상 사소한 것에 신경을 써야 한다. 독자 사진은 리터치를 철저히 해서 인쇄가 잘못된 것 같은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 차범근 기사는 스트레이트성이 강하기 때문에 스포츠면으로 갔어야 했다. 부음 기사는 26일자에 7건이 실렸는데 같은 날짜 B 일보는 29건이 실렸다. 제보에 강점이 있는 국민일보는 종교인 동정을 더 많이 실어야겠다.
이상우(소설가·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