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새내기 사회복지상 제주 ‘혜정원’ 이재영 교사… 중증장애인 직업 재활교육 헌신

입력 2010-04-27 18:10

“국제자유도시 제주에서 개최되는 각종 행사에 장애인들이 만든 도자기 상패가 납품되고 있습니다. 회의가 많은 제주도의 특성을 감안해 시작한 도자기 상패 제작 사업이 이제는 장애인들의 안정적 경제기반이 됐습니다.”



4월 새내기 사회복지상 수상자로 결정된 제주시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혜정원의 직업훈련교사 이재영(27)씨. 그는 근무경력 3년인 새내기 사회복지사다. 그러나 이씨가 기획하고 주도하는 다양한 재활사업은 중증장애인들의 소득보장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씨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2007년부터 혜정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혜정원은 장애인의 일상생활 훈련에 중점을 두는 작업 활동 시설에 불과했다. 장애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장애인 보호 작업장으로의 유형 개편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이씨가 맨 처음 제시한 사업은 ‘도부작(도자기에 그림을 넣은 작품) 생산을 통한 지적장애인의 소득창출’. 총 예산 894만원으로 장애인 10여명과 함께 시작했다. 도부작은 석부작과 달리 도자기의 멋과 식물의 아름다움을 접목시킨 것이다. 도부작 사업의 성공으로 혜정원의 2008년 사업소득은 4317만원이 됐다. 전년도의 1690만원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씨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중증 장애인의 소득과 기술을 함께 향상시킬 사업이 필요했다. 궁리 끝에 나온 것이 도자기 상패 사업. 각종 행사와 대회, 회의가 집중된 국제자유도시 제주도의 특수성에 맞춰 깔끔하고 보기 좋은 도자기 상패를 생각해 낸 것이다.

도자기 상패 사업의 성공은 매출실적으로 확인됐다. 2009년 사업수입이 8147만원에 이른 것이다. 이씨가 들어온 이후 사업수입은 4배 이상 늘어났다.

도자기 상패 사업은 근로 장애인 11명을 추가로 채용하고 퇴직적립금까지 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원동력이 됐다. 혜정원은 중증장애인 생산품 인증까지 받았으며, 도자기 상패 이외에 다양한 상패·트로피 등을 납품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게 됐다.

이씨는 “올해는 작업장 기능보강 사업으로 사무실 및 프로그램실, 식당 등을 증축할 예정”이라며 “사회복지 업무가 신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고교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으로부터 대한민국 장한 청소년 상을 수상할 정도로 어려서부터 봉사활동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도 항상 남을 도우며 살아야 한다며 이 길을 권유했다.

그는 “혜정원에서 같이 일하는 31명의 장애인이 수입을 얻어 뿌듯해 할 때가 가장 기쁘다”며 “처음에는 집에서만 생활하던 장애인들이 도자기 만드는 데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일한 대가를 받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매일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고 프로그램을 짜고 있다”며 “장애인 시설의 회계와 행정업무 기획 분야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