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성장률 7.8%… 7년3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10-04-27 18:40
1분기 경제성장률이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경제가 정상 성장궤도로 복귀했다고 한국은행이 선언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사실상 벗어났다는 의미다. 특히 점진적인 금리 정상화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0년 1분기 실질국내총생산’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2002년 4분기의 8.1% 이후 7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기 대비 성장률은 1.8%를 기록했다. 작년 동기 및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지난 12일 한은이 발표한 수정 전망치보다 각각 0.3% 포인트와 0.2% 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성장률 서프라이즈(깜짝 실적)’가 가능했던 것은 산업생산이 큰 폭 증가한 데다 수출과 설비투자도 호조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제조업은 반도체와 전자부품 등 전기전자의 호조에 힘입어 전기 대비 3.6% 증가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20.0% 늘어나면서 2000년 3분기의 20.6% 이후 9년6개월 만에 20%대를 기록했다.
내수는 민간 및 정부소비, 건설 및 설비투자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2.7%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9.5% 증가해 2000년 2분기 이후 9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건설기계 등 기계류 투자 증가로 전기 대비 1.5% 늘었으며, 작년 동기 대비로는 28.8% 증가하면서 2002년 3분기 29.9%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 성장률이 예상을 뛰어넘자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 상향을 검토 중이다. 한은 김명기 경제통계국장은 “정부 부문과 수출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웃돌았으며, 수출을 제외한 민간 내수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97%까지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윤종원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1분기 성장률을 전년 동기 대비 최대 7% 중반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높았다”면서 “하반기 경제운용방안 발표시 현재 5%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크레디트스위스(CS)는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5.2%에서 6.2%로 상향 조정했다.
배병우 정동권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