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한국 경제 더블딥은 없다”
입력 2010-04-27 22:37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한국 경제의 더블딥(경기 상승후 재하강) 우려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또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에 고금리 정책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한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해 “한국인에게 준 고통을 기억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윤 장관은 G20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후 26일(한국시간) 워싱턴에서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에) 더블딥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올해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로 가지만 전체적으로는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올 1분기에 전년 대비 7%대 성장이 예상되며 연간 5% 성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재정적자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재정 적자를 GDP 대비 2.7%로 잡았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낮아질 것”이라면서 “조세시스템 등을 상황에 맞게 변화시키는 능력이 뛰어나며 재정 지출 여력이 있고 집행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회복세에도 여전히 살아나지 않는 고용과 관련해서는 올 하반기쯤 호전될 것으로 예상했다. 윤 장관은 “기본적으로 민간의 자생력이 회복돼야 고용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 “굳이 얘기하자면 한국 경제에 대한 대내외의 낙관적인 전망을 고려할 때 고용은 올 하반기 되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피력했다.
윤 장관은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를 만나 1997년 당시 구제금융을 받아야 했던 우리나라에 ‘점령군’처럼 고압적으로 행동했던 IMF 업무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한 사실도 털어놨다. 윤 장관은 칸 총재에게 “미셸 캉드쉬가 IMF 총재로 있을 때 한국에 외환위기가 왔다”면서 “당시 IMF는 일방적인 룰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초긴축 정책을 취해 한국 국민이 많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외환위기 당시 IMF의 가혹한 통치로 우리나라에서는 IMF에 돈을 빌리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으며 전 세계에도 그런 인식이 있다”면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가 IMF는 어리석은 집단이라고 말했는데 나도 앞으로 IMF 운영을 잘하라는 의미에서 이런 충고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13년 전 IMF의 한국 담당 과장조차 만나기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국격이 얼마만큼 상승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동석했던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이 7월에 한국을 방문하기로 한 칸 총재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IMF에 대해 좋은 인상이 아니라며 얘기를 꺼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