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사위 ‘검사 스폰서’ 관련 李법무 질책… 野 “자체조사는 쇼”

입력 2010-04-27 23:27


여야 의원들은 27일 국회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스폰서 검사’ 의혹과 관련, 이귀남 법무장관을 출석시켜 호되게 질책했다. 여당 의원들은 검찰의 스폰서 문화 개혁을 주문했고, 야당 의원들은 검찰 자체 조사가 ‘쇼’에 그칠 수 있다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주광덕 의원은 “건설업자 정모씨 같은 이들이 검사들에게 밥과 술을 사고 심지어 성 상납까지 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한민국 최고 사정기관에 종합보험을 드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한성 의원은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한 이들이 술을 사는 자리에 선배가 후배를 데려가면서 스폰서 검사가 생기는 것”이라고 하자, 이 장관은 “진작 다 없어진 걸로 알았는데 다시 보니 (스폰서 검사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인정했다. 그는 이와 관련 “검사들의 룸살롱 출입과 골프 등을 금지하고 검사들이 소박하게 회식을 하도록 지도하겠다”고 했다. 손범규 의원은 “국민들은 검찰의 기소편의주의와 기소독점주의 등을 모두 받아들여 왔는데 이제 이대로 두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과 같은 야당의 주장에 법무부가 떠밀려 갈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홍일표 의원은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해 청문회에서 스폰서 의혹 때문에 낙마했는데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차라리 특검을 요청하는 건 어떠냐”고 힐난했다. 이 장관은 “특검보다 혹독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며 “필요하다면 수사로도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진상규명위원장을 맡은 성낙인 서울대 교수는 다음달 3일 총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데다 진상조사단장인 채동욱 대전고검장은 문제가 된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동기”라며 “진실을 밝힐 의지가 없는 검찰이 쇼를 벌이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이 장관은 “특검은 시효가 지나면 수사나 조사를 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에는 시효가 지났더라도 인사에 반영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 사건에 대해 검찰은 ‘돈 준 사람을 못 믿느냐’고 하더니 스폰서 검사 사건에 대해서는 ‘돈 줬다는 사람을 어떻게 믿느냐’고 한다”며 검찰의 말 바꾸기를 비꼬았다. 박 의원은 “비리를 폭로한 정모씨에 대해 검찰이 구속집행정지 취소를 요청해 정씨가 재구속됐다”며 “진실을 가둬놓고 진실을 밝히려고 하냐”고 따졌다. 이 장관은 “정씨는 지난해 구속집행정지를 계속 연장해왔고 수술을 스스로 미루는 등 법원이 취소를 결정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답했다.

박영선 의원은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수수 의혹 사건은 제보 하나로 압수수색까지 한 반면 정씨는 지난 2월 초 매우 상세한 진정서를 냈는데도 3개월이나 조사를 안 했다”고 질타했다. 이에 이 장관은 “출석을 요청했는데 불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야 4당은 이날 ‘스폰서 검사’ 의혹과 관련한 특검 법안을 발의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