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비씨카드배 월드챔피언십 우승컵 안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금메달 청신호
입력 2010-04-27 18:09
돌아온 ‘센돌’ 이세돌(27) 9단이 파죽의 24연승을 기록하며 비싸카드배 월드챔피언십 우승컵을 안았다. 27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3국에서 흑을 잡은 이 9단은 중국의 칭하오 9단을 맞아 171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이로써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바둑경기서 금메달 획득 전망도 한층 밝아졌다.
이 9단은 지난 25일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결승 5번기 제2국서 중국 칭하오 9단을 146수 만에 백 불계로 제압했다. 전날에 이어 숨 돌릴 틈도 없이 칭하오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은 데 이어 제3국에서도 칭하오를 몰아붙여 종합전적 3대 0으로 완승했다.
제3국의 첫 전투는 우상귀에서 시작됐다. 이 9단은 78수 때 칭하오가 우상귀에서 걸어온 패싸움에서 돌을 버리는 작전을 선택했다. 중반의 승부처에서 이 9단은 백돌 사이를 날일자로 가르며 전투의지를 밝혔다. 90수에서 이 9단은 하변 백 3점을 따내며 우세를 확립했다. 이 9단의 우승이 확실해지는 순간이었다.
이 9단에게 지난해 하반기의 6개월 휴직은 화려한 고공행진을 위한 준비기였던 셈이다. 지난 1월 바둑계에 복귀한 뒤 파죽의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 9단은 비씨카드배 개막식에서 “휴직 직후에는 너무 고통스러웠다. 한번도 바둑을 이렇게 멀리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3개월 정도가 지나자 갑자기 바둑을 두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휴직기간 동안 바둑을 더욱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휴직기간을 통해 한국바둑을 짊어지고 나갈 일류기사로서의 사명감을 처절하게 느낀 것이다.
올해 초 복귀한 이 9단이 무패행진을 이어가자 바둑계는 개인 최다연승 기록인 32연승(2000년)은 물론이고 1990년 이창호 9단에 의해 작성된 국내 최다연승기록(41연승) 경신도 시간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유의 모험심과 상상력에 자신감까지 곁들인 이 9단이 비씨카드배를 품에 안음으로써 국제대회 13회 우승을 포함해 총 31회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비씨카드배는 전 세계의 프로와 아마추어 고수들이 참여해 오직 실력만으로 바둑 최강자를 가리는 세계 최대의 바둑대회로 우승상금은 3억원.
한편 한국기원은 최근 아시안게임 선수강화위원회 제2차 회의를 열고 올 11월 열리는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창호 9단과 이세돌 9단의 출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강화위원회는 대표팀 총감독에 양재호 9단, 남자팀 코치 김승준 9단, 여자팀 코치 윤성현 9단 등 코치진도 확정 발표했다. 총 6명이 출전하는 남자단체전에서 확실한 1승 카드인 이창호와 이세돌의 출전이 확정돼 한국의 금메달 전망은 한층 밝아졌다. 아시안게임 바둑은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 혼성 복식 대국 등 금메달 3개가 걸려 있다.
박강섭 관광전문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