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 100년] 북해도탄광기선은… 1890년 유바리탄광 모태로 시작 석탄산업 침체로 1995년 도산

입력 2010-04-27 17:51

경술국치 100년 기획 잊혀진 만행… 일본 戰犯기업을 추적한다

제2부 낯선 기업, 숨은 가해자

⑤ 공포의 노예 노동, 북해도탄광기선


북해도탄광기선(북탄)은 이름 그대로 홋카이도 탄전 일대를 장악했던 기업이다. 유바리 탄광을 필두로 헤이와, 호로나이, 소라치, 데시오 등 5곳에 대표적인 대형 광업소를 가지고 있었다. 모두 3만3000여명의 조선인 노무자를 동원한 것으로 추정된다. 홋카이도 전체 조선인 노무동원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1890년 유바리 탄광을 모태로 출발한 북탄은 채탄뿐만 아니라 철도 건설 사업도 함께 했다. 그래서 원래 이름은 북해도탄광철도였다. 1906년 일본 정부가 철도를 국유화하자 간선철도 약 200㎞를 국가에 매각한 뒤 이번에는 사명을 북해도탄광기선으로 바꾸었다. 실제 석탄 수송선을 소유하는 등 해운업에도 진출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 북탄에 동원된 조선인 중에는 ‘북탄에 가면 기선과 관련된 기술도 배울 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속은 경우도 있었다.

미쓰이 자본 계열에 속한 북탄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호텔업(홋카이도 삿포로 그랜드 호텔), 방송업(삿포로 TV) 등으로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하지만 석탄 산업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1995년 회사갱생법 적용을 신청하며 사실상 도산했다.

특별기획팀=글·사진 김호경 권기석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