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자택 찾아가 그레이엄 목사와 첫 대면… 서로를 위해 기도하다
입력 2010-04-26 21:14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독복음주의의 대부 빌리 그레이엄(91) 목사와 첫 만남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부인 미셸 여사와 사흘 동안의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 DC로 돌아오던 중 노스캐롤라이나 주 서부의 산골마을 몬트리트에 있는 그레이엄 목사의 자택을 방문했다. 두 사람은 30분간의 만남 동안 서로의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미국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래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 각종 자문과 종교적 조언을 해온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부흥사다.
이날의 만남은 철저히 외부의 접촉을 차단한 채 이뤄졌다. 백악관 풀기자의 취재도 허용되지 않았다.
동석한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 프랭클린은 “두 분의 대화는 매우 진심이 우러났고 따뜻했다”면서 “각자 시카고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와 골프 등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시카고로 옮겨와 정치적 이력을 쌓았고, 그레이엄 목사는 시카고의 위튼 칼리지를 다닌 뒤 목회활동을 시작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이날 모임을 마치면서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레이엄 목사를 위해, 그레이엄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기도했다. 특히 그레이엄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의사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지혜를 달라’고 간구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성경책 2권을 선물로 줬다. 하나는 오바마 대통령의 것이고 또 하나는 그의 아내 미셸 여사의 것이었다.
이번 만남은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으로 성사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그레이엄 목사의 생일에 전화를 걸어 빠른 시일 내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레이엄 목사의 대변인 마크 디모스는 “대통령의 일정과 그레이엄 목사의 건강 때문에 두 분의 만남 성사 여부가 확실치 않았었다”며 “며칠 전 백악관으로부터 면담 요청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레이엄 목사는 최근 노환으로 외부 활동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빌 버튼 부 대변인은 “그레이엄 목사는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만나준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대통령도 그레이엄 목사의 자택을 방문하게 된 기회를 갖게 된 점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레이엄 목사는 역대 대통령들에게 중요한 정신적 지도자였으며 미국의 진정한 보배”라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