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은행 투표권 22위→16위

입력 2010-04-26 18:37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비롯한 개발도상국의 발언권이 세졌다.

세계은행의 186개 회원국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발위원회 회의를 열어 신흥국과 개발도상국의 지분을 종전보다 3.13% 포인트 증가한 47.19%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번 지분 조정으로 세계은행의 자본은 51억 달러(약 5조6000억원)가 늘게 됐다. 이 같은 대규모 자본 증가 및 지분 조정은 1988년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한국의 세계은행 투표권은 22위에서 16위로 올라서게 됐다. 지분율은 0.99%에서 1.57%로 높아졌다.

특히 중국은 투표권이 2.77%에서 4.42%로 올라서면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중국은 독일 영국 프랑스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세계은행에서의 영향력이 미국 일본 다음으로 커지게 된 것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4위로 밀려났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를 끝낸 뒤 “이번 조정은 달라진 세계 경제 현실을 반영한 것이며, 세계은행의 정통성을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도국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선진국과 동등한 지분을 갖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이 선진국과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려면 표결권 배분을 다시 논의하게 되는 2015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손영옥 선임기자